공공의료기관 책무 저버린 국립 전남대병원

2021년 10월 13일(수) 20:45

전남대병원에서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가 턱없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있는 공공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의 올바른 처신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대병원의 일반 임산부 초음파 비용은 19만3천원으로 14개 대형병원 가운데 가장 많았다. 연세세브란스병원(5만8천원)과 무려 13만5천원 차이다. 임산부 정밀초음파 검사비도 마찬가지다. 전남대병원은 42만원으로 국립대병원 중 가장 저렴한 제주대병원과 비교해 무려 4배 이상이다. 서울 소재 대형 상급종합병원 중 가장 높은 서울아산병원보다 19만1천원이나 비싸다. 산모 고령화와 태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시쳇말로 장삿속이다.

상식선에선 지방이 서울에 비해 대체로 쌀 것인데, 영 그렇지가 않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구조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강조한 것처럼 과도한 수익성 위주의 운영을 할 필요가 없음에도 환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 적정 수준의 비급여 진료비가 책정될 수 있도록 즉각 개선에 나서야 하겠다.

전남대병원은 진료비를 부당청구했다가 환불한 금액도 수천만원에 달해 눈총을 맞아야 할 판이다. 최근 5년간 모두 6천486만원(139건)으로 서울대병원(3억2천394만원·393건), 부산대병원(8천56만원·113건), 충남대병원(7천370만원·188건) 다음이었다. 진료비 확인 서비스는 환자가 직접 요청해야만 확인이 가능한 만큼 실제론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전남 거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는 현실이다. 결과적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야 할 책무를 저버렸다. 광주 구도심에서 이전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구설수에 오르게 됐다. 강도높은 혁신을 서둘러야 할 것 같다. 관계기관도 과다한 진료비 책정에 대해 지속 점검하고 근절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너나없이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납득할 만한 조치를 재차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