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위기 가속화 반드시 막아야 한다

2021년 10월 14일(목) 19:45

정부의 수도권 대학에 대한 집중 투자가 지방대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졸생들의 인구절벽으로 인해 지방대학 위기는 이미 예견돼 있었지만, 해가 거듭할 수록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서동용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학구조개혁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이 수도권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2019년 기준 중앙정부 각 부처가 대학에 지원한 예산은 총 13조7천5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학구조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2년보다 약 4조3천450억원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정부 대학지원 증가액 중 약 35%(1조5천227억)가 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호남권은 같은 기간 약 12.3%(5천364억)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 수가 적은 강원·제주권역을 제외하곤 가장 낮은 수치라고 하니 얼마나 기가 막힐 노릇인가.

또한 경상비를 제외한 대학 1개교당 실질 지원액을 살펴보면, 수도권 소재 대학이 정부로부터 가장 많이 지원을 받았고 가장 낮은 재정지원을 받은 권역도 호남권이었다.

수도권 소재 대학 1개교 당 평균 정부 지원액은 약 275억원인 반면 호남권 소재 대학은 약 185억원으로 90억원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는 지역혁신과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고등교육 재정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광역시 지역과 비광역시 지역의 차이가 컸다고 한다.

이에 서 의원은 “대학구조개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지난 9년 동안 정부의 대학재정 지원 규모는 확대됐으나 수도권 대학 집중 투자로 지방대학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정부의 무책임한 대학 지원정책을 꼬집었다.

최근 광주를 방문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역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로 직결되는 만큼 지역대학과 지자체,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듯이 이제라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획기적인 정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방대학이 소멸될 경우 수도권 대학 존립도 위기에 처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