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거듭 나는 광주과학기술원 / 김영집
2021년 10월 18일(월) 19:14
김영집 광주과학기술원 대외부총장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이 정상화됐다. 6개월 만의 일이다. 지난 8일 법원은 총장의 해임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총장이 업무에 복귀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7일 이사장도 새로 선임되었다. 신임 한문희 이사장은 광주 출신으로 충남대 교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을 역임한 에너지 과학자이며 미래전략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가진 분이다.

새 이사장과 법원의 결정을 통해 직무의 정당성을 회복한 총장이 지난 혼란의 긴 터널을 통과하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 있다.

한문희 이사장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학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총장 또한 직원과 교수, 학생들과 소통을 해나가는 한편 지역사회의 기대에 맞게 지스트가 지역혁신 주체로서 해야 할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지스트의 갈등과 혼란으로 인한 미증유의 사건으로 학교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우려가 컸다.

가장 마음 아픈 일은 학생들과 졸업생들이 국내 최고의 과학기술대학이라는 학교의 위상이 추락하여 생긴 자부심의 상처였다. 그러나 학생들은 오히려 절제심을 가지고 학교 구성원들의 단합을 호소하면서 슬기로운 지성을 발휘했다.

최고과학자들이 모인 대학이 왜 이럴까 하며 지역사회 각계에서 걱정과 질책도 보냈다. 이런 지역사회의 여론 또한 현재의 학교 정상화에 큰 힘이 되었다.

지역만이 아니라 국내 과학계의 우려도 컸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용하게 수습할 수 있도록 인도하였고, 과학계 여러 지성의 조언과 자문도 많았다.

지스트 문제에 대해 적정한 여론을 조성해 준 광주매일신문에도 고맙다. 칼럼 지면을 통해서나마 그간 지역사회, 과학계, 학교 구성원들에게 준 우려에 대해서 송구함을 전하고, 한편으로 협력과 조언, 질책을 보내 주신 데 대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아직 학교 정상화를 위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가 오히려 해결을 위한 시작이다. 그러나 지스트의 집단지성으로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

믿음의 첫째 이유는 지스트의 자체 잠재력이다. 사실 지난 6개월 동안의 혼란 가운데서도 지스트의 연구와 학업은 매우 정상적으로 이어져 왔다.

출생성비 균형 맞추는 RNA 발견 등 국내·국제적으로도 놀랄만한 지스트 교수와 연구원들의 연구논문이 매주 2건 이상이 발표되고 있다. 지스트는 올해도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 세계 4위의 실적을 유지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성능 컴퓨터기반 인공지능 시설인 HPC-AI 공용인프라 구축사업에 선정되어 사업을 착수하였고, K-디지털훈련 사업, 미국 MIT와 AI 공동연구과제사업 등 여러 사업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속에서도 학사과정이 원만하게 운영돼 올 하반기에도 박사 58명, 석사 74명 등 178명의 학위 수여생을 배출했다.

믿음의 둘째 근거는 상생과 화합을 위한 노력이다. 지스트는 올해로 28년째다. 이 정도의 역사를 거쳐오며 쌓인 문제가 없을 수 없다.

이번에 그 내적 모순이 표출된 것이고 경험이 적어 합리적으로 해결을 하지 못했으나 학교 경영진과 노조, 교수 등 구성원들이 문제 해결 과정에서 서로 자제를 하면서 모순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상생과 화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는 과정이기도 했다.

고급과학인재 육성을 통해 국가과학기술 및 지역균형발전에 이바지 하겠다는 지스트 설립목적을 굳건히 하면서 지역사회, 과학계 모두에게 기여하는 대학이 되도록 더욱 노력해 갈 것이다. 비온 뒤 땅은 더욱 굳어지고 시련을 거친 굽은 나무가 더 아름답다. 더욱 깊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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