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비처럼 내린다 / 시 - 이상기

2021년 11월 22일(월) 19:30

저녁의 불빛이 건너오는 시간
노을은 다리를 어둠의 강가에 놓아
푸슬푸슬한 기억의 단편들을 걷어 올린다

바람이 하루까지만 살다가 돌아간 자리
그리움의 연기 가득 피어 오르고
승강장을 출발한 구름들은 저마다
시린 깃발을 흔들며 위태롭게 출렁거린다

칼 끝에 선 하늘 언저리
강물속으로 머리를 처박고
오랫동안 맥 빠진 행낭이
구슬픈 노래를 쏟을 때
간혹 그대가 나에게로 비처럼 내린다

<이상기 약력>
▲문예연구 시 부문 당선
▲제주신인문학상 시부문 수상
▲전국가사시조대회 우수상, 청풍명월문학대회 우수상 등
▲저서 : ‘내 영혼의 뜨락에 바람으로 오는 당신’ 외 5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