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불신 조장하는 역대급 불수능 논란
2021년 11월 24일(수) 19:18

역대급으로 어려웠다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입시 현장의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고교 교육을 정상화 하기 위해 예년의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 고난도 문제를 지양했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설명과는 다르게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큰 차이를 보인다. 공교육만으로는 수능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불안한 학생과 학부모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 가능성이 커졌다.

광주지역 가채점을 통해서도 의학 계열을 수시로 지원한 최상위권 일부는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있고 상위권, 중위권에겐 대체로 난도가 높았다. 국어영역에서 손대기 쉽지 않은 지문과 까다로운 보기 문항들로 한숨이 터졌다. 국어와 수학 원점수 1등급 컷이 전년도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교 교육만 제대로 받으면 최소한 80-90% 이상 맞힐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최상위권 몇 명만의 변별력에 초점을 뒀다는 하소연이다.

원격수업과 고3 전면등교에도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학력저하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불수능, 나아가 용암수능이란 말이 들리는 가운데 수험생들은 지원전략 마련에 난감해 하고 있다. 입시학원도 대학 학과별 배치표를 못 만들겠다고 한다. 광주시교육청 또한 가채점 결과를 내놓으면서도 표준점수가 나와봐야 지원 대학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며 단순 참고자료로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달 10일 성적표가 발표되지만 진학 지도가 만만찮을 지경이다. 코로나 기간 두번째이자 문·이과 통합체제로 처음 치른 수능이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후폭풍이 심각하다. 수시모집 전형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최저기준을 맞췄는지 파악조차 불가능하다. 공교육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절절한 심정을 어떻게 헤아려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초·중·고 12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단 한 번 시험으로 평가받는 슬픈 현실이지 않은가.

성적표와 함께 교육 당국의 합당한 입장 표명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을 이젠 끝냈으면 한다. 수능 시스템 전반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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