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 사과 의미없다, 전두환 단죄 완결돼야
2021년 11월 28일(일) 19:00

전두환의 마지막 가는 길에 부인 이순자씨가 유족 대표로 “남편의 재임 중 고통을 받고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남편을 대신해 특히 사죄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불과 15초 분량으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재임 중’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전씨가 1980년 9월1일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이전에 발생한 5·18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례 과정에서 단순한 인사치레로, 광주를 우롱했다는 비판까지 나왔다.

5·18 단체들도 “예의상 내뱉은 의미 없는 말일 뿐”이라는 평가다. 면피성 발언으로 한 치라도 마음에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두환이 살아있을 때 대신했다면 이야기가 약간 달라졌을지 몰라도 지금에 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한다. 물론 전두환이 죽었다고 해서 조금도 용서되지 않는다. 역사의 심판은 시효가 없다. 혹시나 이씨가 일말이라도 진심이라면 앞으로는 진정성 있는 노력, 구체적인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

41년이 지났어도 지금도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는 피해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또 심각한 후유증으로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사례도 한 둘이 아니다. 계엄군의 만행을 목격한 뒤 부상자를 옮기고, 의약품과 혈액을 모으다가 총탄에 맞아 남은 평생을 하반신 불구로 살아야 했던 이광영씨의 안장식이 국립 민주묘지에서 엄수되기도 했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향한 여정을 멈추지 않았던 투사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낳았다.

5·18 피해자들은 전두환이 사과 한마디 없이 호화 생활을 하며 천수를 누렸다고 허망함을 호소했다. 전씨가 굳게 입을 다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나 발포명령자, 실종 및 암매장 등 그 날의 진실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더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살아남은 신군부 세력의 양심선언과 증언을 재차 촉구하는 것이다. 죽기 전에 참회해야 한다. 전두환처럼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용기있는 고백을 망설여선 안된다. 마음을 다해 사죄할 시간은 많지 않다.

전두환의 마지막은 국가장이 아닌 5일 가족장으로 황량했다. 단죄 역시 완결돼야 한다. 사후라 해서 다르지 않다. 못다 이룬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결코 멈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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