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수와 함께 걷는 길]울산 해파랑길 8코스

공업도시 울산에서 만나는 친환경적인 산과 바다

2021년 12월 07일(화) 19:11
높이 63m에 이르는 울산대교전망대에서는 울산대교와 울산의 3대 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산업 단지가 한눈에 바라보인다.
울산 시내를 관통하는 태화강과 함께했던 해파랑길은 8코스에 접어들면서 높지 않은 야산으로 이어진다.

숲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나무 사이로 현대자동차공장이 내려다보인다. 해파랑길은 염포산 정상을 거치지 않고 산허리를 돌아가지만 우리는 정상을 들르기로 했다.

염포산 정상(203m)에 도착하니 주변에 설치된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울산시민들이 많다. 정상에서는 현대중공업공장이 발 아래에 위치해있고, 동해바다가 수평선을 이룬다.

지금이야 공업도시로 변모했지만 울산지역에서는 예로부터 질 좋은 소금이 많이 생산되었다. 소금밭이 많아 ‘소금 나는 갯가’라 해 염포라 불렀다.

염포산에서 울산대교전망대로 가는 길은 완만한 임도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부담없이 걸을 수 있어 울산시민들이 즐겨 찾는다. 가족단위로 임도를 걷거나 벤치에 앉아 주말을 보내는 모습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임도에는 벚나무가 심어져 봄철에는 벚꽃터널을 이룬다.

울산대교전망대에 도착했다.

보수중이어서 전망대에 올라가지 못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전망대는 개방돼 있다. 높이 63m에 이르는 전망대에 오르니 울산대교와 울산의 3대 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산업 단지가 한눈에 바라보인다.

태화강이 바다와 만나고, 태화강 양쪽으로 자리한 울산시내의 모습이 대단위 공장들과 함께 바라보인다. 바다와 가까운 곳은 대단위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고, 내륙 쪽으로 주거지와 상업지역이 자리하고 있다. 동쪽에는 망망대해를 이룬 바다가 펼쳐지고 가까운 바다에는 화물선들이 곳곳에 정박돼 있다.
해발 120m 봉화산 정상에 위치한 천내봉수대는 울산만의 관문을 지키는 봉수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가리산에서 봉수를 받아 남목(현재의 주전)으로 전했다.

방어진체육공원을 지나 천내봉수대로 향한다. 해발 120m 봉화산 정상에 위치한 천내봉수대는 울산만의 관문을 지키는 봉수대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가리산에서 봉수를 받아 남목(현재의 주전)으로 전했다. 흙으로 쌓은 지름 25m의 둥근 둑 안에 돌로 된 대(臺)를 쌓았는데, 그 대는 지름 8m, 높이 7.5m에 이른다.

천내봉수대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와 도로변 인도를 따라 방어진항으로 향한다. 방어진항은 울산의 동남부 울산만 밖에 위치해 있다.

항구가 남쪽을 향해 열려있어 예로부터 피난항 구실을 했다. 현재는 울산을 대표하는 어항으로 수많은 어선들이 드나든다.

방어진항 동쪽 끝에 슬도가 있다. 슬도까지는 방파제로 연결돼 많은 사람들이 방파제를 따라 슬도로 들어간다. 방파제를 지나 슬도교를 건너니 하얀 무인등대가 우뚝 서 있다. 초미니 섬 슬도는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로 이뤄져있다. 약 120만개에 이르는 구멍들은 석공조개의 일종인 돌맛조개가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낸 흔적이다.

슬도의 바위구멍 사이로 드나드는 파도소리는 마치 거문고소리처럼 구슬프게 들린다해 섬 이름을 슬도(瑟島)라 했다. 슬도 입구에는 소리체험관과 소리를 상징하는 확성기 모양의 상징물이 서 있다. 북쪽에서는 대왕암이 손짓한다.
슬도 입구 성끝마을을 지나 울산의 대표 관광지 대왕암까지는 해안선을 따라 운치있는 해변길이 이어진다. 길 아래로는 작은 몽돌과 검은 바위들이 파도를 맞이하고, 동해바다 망망대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슬도 입구 성끝마을을 지나 울산의 대표 관광지 대왕암까지는 해안선을 따라 운치있는 해변길이 이어진다. 길 아래로는 작은 몽돌과 검은 바위들이 파도를 맞이하고, 동해바다 망망대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정면에서는 대왕암이 점점 크게 모습을 드러내어 걷는 재미를 더해준다.

해변가에서 낚시를 하거나 조개류를 잡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띈다. 바닷물은 맑고 푸르러 청정하고 시원하다. 햇살이 바다와 만나 만들어진 윤슬이 따스하고 부드럽다. 고동모양으로 생긴 고동섬도 눈길을 멈추게 한다.
바위섬을 이룬 대왕암은 전체 모습이 거대한 수석을 연상시킬 정도로 균형감 있고, 바위 하나하나도 미적 완성도가 높다. 전체가 바위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바위섬을 이룬 대왕암은 전체 모습이 거대한 수석을 연상시킬 정도로 균형감 있고, 바위 하나하나도 미적 완성도가 높다. 전체가 바위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대왕암을 이룬 바위들은 진흙으로 빚어놓은 것처럼 부드럽고 아기자기하다. 억겁의 세월이 지나오는 동안 파도가 조탁을 해 오늘날과 같은 아름다운 형상이 됐다.

대왕교라 불리는 다리를 건너면 바위섬으로 이뤄진 대왕암이다. 대왕암 주변에도 수많은 작은 바위들이 바다위로 솟아 미모를 뽐낸다. 바닷물은 바위 사이를 뚫고 들어와 예쁜 바위들과 은밀하게 만난다. 바위틈에는 털머위가 노랗게 꽃을 피워 대왕암에 화장을 해주었다. 울산의 동쪽 끝에 자리한 대왕암은 간절곶과 함께 일출을 볼 수 있는 명소다. 대왕암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 30대 문무왕은 자신이 죽으면 불교식으로 화장한 뒤 유골을 동해에 묻으면 용이 돼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681년 문무왕이 죽자 유언에 따라 화장한 유골을 동해의 큰 바위에 장사지냈다. 지금의 문무대왕릉이다. 이후 왕비가 세상을 떠나자 왕비의 넋도 한 마리의 용이 돼 하늘을 날아 울산 앞바다의 큰 바위 밑에 잠겨 용신이 됐다고 한다. 그 뒤 사람들은 이곳을 대왕바위(대왕암)라 불렀다.

해파랑길은 대왕암 입구에서 북쪽으로 기암절벽을 이룬 해안을 따라 이어진다. 해변은 대왕암을 이루고 있는 바위와 같은 회갈색 암석들이 바다와 만나 예쁜 풍경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모양의 바위는 디릿돌, 탕건바위, 남근바위, 탕건바위, 넙디기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바다를 아래에 두고 두 언덕을 연결한 대왕암공원출렁다리를 만난다. 2021년 6월 준공된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무주탑 현수교로 길이가 303m에 달한다.

아름다운 기암괴석을 이룬 해변은 울창한 해송 숲과 어울린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1만5천여 그루의 해송은 고즈넉한 숲을 이뤄 기암괴석을 바라보며 고조되었던 감정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준다. 울창한 송림은 대왕암공원의 격을 한층 높여준다. 바다를 아래에 두고 두 언덕을 연결한 대왕암공원출렁다리를 만난다. 2021년 6월 준공된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는 무주탑 현수교로 길이가 303m에 달한다.

출렁다리 입구를 지나 계단을 내려오니 일산해수욕장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반달모양을 이룬 해변은 길이 600m, 너비 40-60m에 이른다. 모래는 한없이 곱고 타원형을 이루어 포근하게 느껴진다. 수심이 얕고 경사도 완만하여 어린이들이 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해수욕장은 대왕암공원과 인접해 있어 해수욕과 대왕암 관람을 병행할 수 있는 매력까지 지녔다.

공업도시로 널리 알려진 울산에 이렇게 아름다운 해변이 있고, 태화강국가정원 같이 인공적으로 잘 가꾸어진 공원이 있어 생태적이고 친자연적 정서를 보완해준다. 대왕암 일대가 자연이 만들어준 아름다운 공원이라면, 태화강국가정원은 인공으로 만든 친환경공원이다.

<장갑수·여행작가>

※여행쪽지
▶해파랑길 8코스는 울산시민이 즐겨 찾는 염포산과 대왕암공원을 잇는 코스로 울산대교전망대에서 울산의 여러 공업단지와 울산시내, 태화강 하류를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대왕암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코스 : 염포삼거리→울산대교전망대→방어진항→대왕암공원→일산해변
※거리, 소요시간 : 12.5㎞, 5시간 소요
※출발지 내비게이션 주소 : SK거북이주유소(울산시 북구 방어진순환도로 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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