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인근 ‘불법 주정차’…학생 안전 ‘아슬아슬’ 도로 양 끝 줄줄이 늘어선 차량들 등하굣길 위험천만 광주여고 정문 인근 금지구역 선정 놓고 입장 엇갈려 안재영 기자

2021년 12월 09일(목) 20:08

9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여고 정문 인근 도로에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양옆에 길게 늘어선 탓에 오가는 차량들이 중앙선을 침범한 채 주행해 보행자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안재영 기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 불법 주정차 금지 구역 선정과 함께 단속 강화가 우선돼야 합니다.”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할 방안이 있어야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광주 서구 화정동 광주여고 인근 불법 주정차 금지 구역 선정과 관련해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불법 주정차 금지 구역 지정과 함께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과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 없이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9일 오전 찾은 광주 서구 광주여고 정문 인근은 월드컵4강로 116번길을 따라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왕복 2차선 도로임에도 주정차 차량들이 양옆으로 도로 한 차선의 절반가량을 차지해 원활한 교통 흐름을 방해하고 있었다.

이에 자녀들을 등교시키는 학부모들과 출근길에 오르는 인근 주민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한 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마주하면서 극심한 교통 혼잡 현상과 함께 일부 차량에서 울린 신경질인 경적이 울려 퍼졌다.

뿐만 아니라 정문과 맞은편을 이어주는 횡단보도마저 주차된 차량이 점거한 탓에 제구실을 못하자 학생들이 차량 정체를 틈타 차량 사이로 황급히 건너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포착됐다.

학부모 이모(49)씨는 “가끔씩 아이가 늦게 일어나면 출근길에 데려다주는데 올 때마다 차가 너무 막히고 차 사이를 건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조마조마하다”며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불법 주정차 단속 강화와 함께 주정차를 근절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불법 주정차로 인해 교통 혼잡과 함께 등굣길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지만 인근 주민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인근 도로를 따라 단독주택이나 다세대 빌라 등에 비해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민들은 교통난 해소를 위해 단속 강화 이전에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최모(52)씨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주정차 금지 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백번 옳은 일이지만 거주하는 주민들이 겪는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고선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며 “당장 주차 공간 신설이 어렵더라도 한시적으로라도 주차를 허용해 주는 등 대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역은 불법 주정차 금지 구역 선정을 두고 학교와 인근 주민들 간의 의견 대립이 끊이질 않고 있다.

광주여고는 지난해 해당 지역 주차 금지 구역 선정을 위해 기존 흰색 실선을 황색 실선으로 바꿔 줄 것을 서구청에 요청했다.

이에 서구는 지난 4월부터 해당 지역 정비에 나섰지만 주민간의 의견 대립, 현장 상황 등 어려움을 겪어 현재까지도 인근 도로의 일부분은 흰색 실선이 남아 있다.

한편 해당 지역은 지난달 10일 서구청 홈페이지 ‘시민과 함께하는 서구톡톡’ 게시판에 ‘광주여고 앞 일반도로 주정차 홀짝제’라는 제목으로 민원이 제기됐다.

작성자는 “광주여고 정문 앞 일반 도로에 양방향 주차를 해 차량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며 해소를 위해 주정차 홀짝제 시행을 제안했다.

이에 서구 관계자는 “해당 민원 내용을 확인했고 현장조사를 통해 시행 가능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며 “제도 시행은 경찰과의 협의 등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며 이밖에도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