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재미술관, 韓·中수묵교류전 ‘화和-조화와 공명’…24일까지 다른 듯 같은 墨香…잔잔한 울림을 주다 조화롭게 어울리는 인간의 삶…예술의 독창성으로 해석 유한한 예술에 담긴 무한의 정신성, 포스트코로나 염원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12일(일) 18:46

천 쥔위作 ‘서우초청-여름비 내리고 갬’

한국과 중국 수묵의 특성을 통해 동양 미학이 갖고 있는 조화로움과 깊이 있는 정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교류전이 열리고 있다.

의재미술관(동구 증심사길 155)은 오는 24일까지 제18회 한·중수묵교류전 ‘화和-조화와 공명’을 개최한다.

중국의 관산월미술관과 함께 주최하는 이번 교류전에서는 한국 작가 20명과 중국 작가 22명의 총 45점 작품을 선보인다.

두 미술관은 2004년부터 양국의 문화교류와 수묵화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오고 있다.

이들은 매년 전시를 교대로 기획, 공동 주최하며 수묵화에 대한 다양한 교류활동을 통해 서로의 공감과 차이를 나눈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두 미술관의 교류전은 계속돼 평범한 일상을 바랐던 이들에게 잠시나마 휴식과 위로를 주며 한층 그 의미를 더했다.

올해 주제는 ‘조화와 공명’이다.

동양미학에서 화(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가의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조화롭게 어울리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은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예술의 독창성으로도 해석된다.

도가의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움을 지향하는 무위(無爲), 선종의 우주 만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는 진여(眞如) 등에서도 화(和)의 의미가 나타난다.

인간과 자연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도 중시되고 있다.

이런 조화는 예술에서 유한한 화면 안에 무한의 정신성을 담아내며, 다름 속에서 어우러짐을 보여주는 것으로 표현된다.

수묵화는 흑백, 강약, 채움과 여백 등 상반되는 다름과 깊은 정신 세계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수천년 동안 변화하는 시대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는 현대 수묵화 작업에 대한 재고와 함께 수묵화가 가진 본래의 내재된 정신과 형식을 더욱 깊이 있게 돌이켜 보기 위해 마련됐다.

의재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 작품들에는 코로나19 이후를 기대하는 시대의 소망과 더불어 삶 속에서 예술이, 예술 속에 삶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화(和)의 의미가 담겨있다”며 “수묵화의 잔잔하지만 강한 힘이 건강한 울림이 돼 퍼져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명옥作 ‘어울림’

가오 지리作 ‘팔가조’ <의재미술관 제공>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