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기·이이남 ‘Shining brightly, 밝히고 비추는’展 내년 2월13일까지 이이남스튜디오 아트뮤지엄 팬데믹 ‘어둠’ 밝히고 비추는 촛대의 ‘빛’ 동시대를 사는 우리, ‘빛’을 만난 ‘빛’ 미디어아트·촛대로 전하는 새 희망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13일(월) 18:45

이이남 작가의 ‘감자 먹는 사람들’이 성진기 교수의 촛대와 어우러져 관객들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빛과 빛이 조우했다. 그 ‘빛’은 우리를 밝히고 비추는 존재로 겨울의 추위를 따스히 감싸는 듯하다. 촛불의 빛을 위해 존재하던 촛대와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져 우리 모두의 마음에 빛을 밝히는 전시가 열린다.

‘밝히고 비추는 Shining brightly’전이 이이남스튜디오 내 아트뮤지엄에서 내년 2월13일까지 개최된다.

평생을 철학과 함께 살아온 성진기 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소장품인 촛대와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가 만났다. 두 매체를 상징하는 ‘빛’이 함께 어우러지며 세상을 밝히고 비추는 존재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성진기 교수와 이이남 작가 그리고 박성수 전남대 명예교수, 최옥수 사진 작가, 김명준 아트디렉터, 정서연 푸르니보육지원재단 책임연구원, 전시기획의 문희영 예술공간 집 디렉터가 의기투합해 지난 여름부터 마음을 모아 준비한 전시다.

서로 다른 지점에 머물던 이들의 마음이 모여 ‘빛’이 된 것처럼 이번 전시가 현재의 우리들에게 빛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더불어 한국전력공사의 전시 후원과 이창규 씨, 박란규 씨가 초를 후원하며 전시의 빛은 더욱 풍성해졌다.

촛대는 성진기 교수의 40년 시간이 담긴 귀중한 존재들이다. 재임시절 베를린 대학 연구교수로 파견됐던 그는 1980년대 초 어느 추운 겨울날 베를린 벼룩시장을 구경하던 중 한 촛대를 구입했다. 매일 밤 작은 촛대에 불을 밝혔고, 연구생활의 외로움을 달랬다. 빛을 나누는 촛불처럼 마음을 나누려는 따뜻함이 번져 촛대소장가로서 수차례의 촛대 초대전을 갖기도 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500여 종의 촛대를 소장하고 있다.

성 교수는 따스한 빛의 위로와 위안을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200여 점의 촛대를 꺼내 놓았다. 유럽 등 여러 각국에서 금속, 나무, 유리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각양각색의 촛불들이 마음의 빛을 더욱 밝혀줄 것이다.

성진기 교수가 소장한 촛대.

성진기 교수의 촛대와 함께 어우러지는 미디어아트로는 이이남 작가의 ‘빛’이 담긴 10개의 작품들이 선정됐다.

반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 속 소박한 식탁 위를 밝혀주는 촛불, 촛불을 든 아이의 작은 손이 인상적인 조르주 라 투르의 ‘목수 성 요셉’, 또 성스러운 기운을 품은 라 투루의 또다른 작품인 ‘작은 등불 앞의 막달라 마리아’, 게르하르 리히터의 ‘촛불’ 등이 등장한다.

이이남作 ‘작은 등불 앞의 막달라 마리아’(왼쪽)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촛불’

전시는 ‘빛’을 주제로 하지만 그 빛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우리 모두의 ‘마음’이다. 과거의 빛을 상징하는 촛불과 촛대, 현재와 미래의 빛을 상징해주는 미디어아트로 과거와 현재의 빛을 연결하며 또 다른 내일을 생각해본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성진기 교수는 “촛불은 인류에게 고귀한 염원을 일깨워 준 존재로, 지금도 촛대 끝에 묻어 있는 촛농을 보면 촛불 곁에서 전개된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며 “이 빛이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회했다.

이이남 작가 또한 “이 빛이 우리들 모두의 빛이 돼 예술로 많은 이들을 보듬어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시명인 ‘밝히고 비추는’처럼 따스함이 그리운 겨울의 계절, 긴 터널 같은 팬데믹의 시간동안 ‘빛’의 따스함으로 일상의 기운을 잠시나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전시 기간 중 퓨전재즈 공연, 기념강연 등 ‘빛’을 전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