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거리두기 강화’ 예고 자영업자들 ‘분노’ 영업 시간·사적 모임 인원 축소…소상공인 직격탄 우려 손실 보상금 ‘쥐꼬리’ 인건비·임대료 등 현실 피해 미반영 안재영 기자

2021년 12월 15일(수) 20:03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에 일상회복을 멈추고 고강도 거리두기 방침을 공식화한 15일 오후 광주의 한 식당에서 저녁 장사 준비를 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설마 했는데…. 연말 대목에 영업시간 제한은 죽으란 말과 다름 없습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현 방역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며 사실상 일상회복 중단과 함께 방역 조치 강화를 예고하면서 연말을 앞두고 광주지역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6일부터 2022년 1월2일까지 4주 동안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12인까지 가능했던 사적 모임을 정부 방침에 맞춰 8인까지로 조정했다.

이로 인해 친구·지인 간의 모임에 제약이 커지면서 식당·술집 업주들은 반발하면서도 영업시간 제한 조치는 시행되지 않아 불행 중 다행이란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오는 17일 발표 예정된 방역 강화조치에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밤 12시 또는 밤 10시 등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사적 모임 허용 인원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연말 대목을 고대해온 소상공인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광주시 소상공인연합회 이경채 회장은 이날 “지난 6일 인원제한이 시행됐을 때부터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연말을 망쳤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그나마 영업시간 제한이 동반되지 않아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정말로 소상공인에게 죽으란 말과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손실 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지난 거리두기 당시 정부가 내놓았던 손실보상금도 턱없이 적었다”며 “인건비·임대료 등이 고려되지 않고 단순한 영업 이익 하락만 반영된 손실보상금은 실제 피해액에 비할 바가 못 된다”고 꼬집었다.

또 현재 기업이나 회사 등에서 연말 행사 취소 문의가 잇따르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개인 간의 모임도 마찬가지일거라 전망했다.

그는 “연말 모임이 본격 시작되는 지금 영업시간 제한과 함께 사적모임 인원이 더 축소된다면 자영업자들이 입을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며 “조치가 강행될 경우 소상공인연합은 생존을 위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조치 검토 발표 직후 강력히 반발하며 총궐기를 예고했다.

이들은 “정부와 방역당국의 무책임이 또다시 자영업자에게만 떠넘겨지고 있다. 방역 협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연말 모임을 고대하던 시민들 가운데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시민 설모(28)씨는 “계속된 거리두기에 타지에 사는 친구들을 2년째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다. 올 연말에는 어떻게든 자리를 가지려 했지만 영업시간 제한이 시행된다면 그마저도 어려울 것 같다”며 “정부에서 맞으라는 백신도 맞고 방역지침도 준수해왔지만 언제까지 시간·인원 제한 속에서 살아야 하냐”고 한탄했다.

한편 현재 광주지역 사적모임은 지난 6일 정부 방침에 따라 미접종 1인을 포함한 8인까지 허용되며 영업시간 제한 조치는 유흥시설을 제외하곤 적용되지 않고 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