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중기진흥원 소상공인 역량 강화사업]영업기반 확보…자생력 제고 성과 ‘톡톡’ 임후성 기자

2021년 12월 19일(일) 19:11

전남중소기업진흥원이 2021년 수행한 ‘소상공인 역량 강화 사업’(주관기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안정적 영업 기반 확보와 자생력 제고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남중소기업진흥원은 올해 4-12월 광주·전남 318개 사(긴급경영 컨설팅 220개 사, 창의육성 컨설팅 94개 사)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했다. 긴급경영 분야는 경영, 기술 전수 등 분야별 컨설팅을 1-4일간 지원했으며, 창의육성 분야의 경우 아이디어 실현 비용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고 컨설팅을 제공했다. 지역 올해 사업비는 5억여원 규모다. 올해 사업을 통해 눈에 띄는 실적을 낸 광주·전남 소상공인 업체 4곳을 소개한다./편집자 註

1. <제미크리>
맞춤형 유아용 의자 ‘루비’ 주목
전 제품 친환경 소재 사용 인체 무해 제작
컨설팅 후 매출 33% 증가 신규 고객 창출

‘보석같은 소중한 아이들을 위한 크리에이티브’라는 슬로건으로 ‘아이 맞춤형’ 플라스틱 가구를 만드는 지역 기업이 있다.

어린이날(2017년 5월 5일)에 설립된 광주 동구 지산동 소재 ‘제미크리(Gemicre·대표 이두형·사진)’다.

‘제미크리’는 아이들을 위한 컨텐츠를 연구하고 창의적인 아이템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창의적인 디자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평범한 일상 속 재미있는 변화를 더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며 꾸준히 성장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 증가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에 ‘제미크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역량강화사업에 참여해 컨설팅을 받고 바이럴 마케팅을 보완, 진행했다. 컨설팅에서는 바이럴 마케팅 업체 조사, 홍보 제품 선정, 홍보 가이드라인 제시, 인플루언서 모집, 체험 후기 모니터링 등이 이뤄졌다.

컨설팅 결과, 제자리 걸음하던 매출이 33% 가량 증가했다. 또 블로그 컨텐츠 작성과 체험단 운영을 통한 브랜드 가치가 상승해 신규 고객 창출,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성과를 냈다.

‘제미크리’ 제품 중 돋보이는 것은 유아용 캐릭터 의자 ‘루비(Rooby)’다. 루비는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앉아 휴식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사슴 모양의 의자다. 등쪽은 오목하게 들어가 있고 뿔은 아이 손에 딱 맞는 둥그런 디자인으로 기존 고정적인 의자 형태를 탈피했다. 또 디자인이 심플하고 아기자기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가 좋다.

‘루비’의 조명 버전 ‘루비 라이트(Rooby Light)’는 은은한 불빛을 내 수유등, 아이방 조명으로도 사용된다. 낮에는 아이들의 장난감이고, 밤에는 아이들을 지켜주는 지킴이인 셈이다.

이 밖에 다양한 제품군도 제작·판매하고 있다. ‘캐릭터 우비 위드앙(Withang)’, ‘우리 아이 처음 초점책(Play Art Focus Book)’, 한글과 숫자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꼼지락 낱말카드’, ‘캐릭터 드로잉북(Character Drawing Book)’ 등도 인기다.

이두형 대표는 “소중한 아이들이 사용하는 만큼 성분과 품질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며 “‘루비’와 대부분 제품군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도록 제작해 우리 아이 또는 조카, 동생에게 안심하고 선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후성 기자



2. <신일인쇄>
가업 승계 2대째 인쇄업 운영
온라인 마케팅 활성화 매출 증대 성과
업무 서비스 세분화 고객 만족도 향상

광주 동구에 밀집한 인쇄의 거리 골목에서 가업 승계로 2대 째 인쇄업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다. 1998년부터 23년간 복사·인쇄업을 운영 중인 ‘신일인쇄’(대표 김세현·사진)다.

‘신일인쇄’는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춰 각기 다른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대량 인쇄는 물론, 다품종 소량 주문형 인쇄, 개인화된 맞춤형 인쇄 등 세분화 인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라벨·스티커를 전문으로 제작·인쇄하며 소량 다품종에 최적화된 인쇄 장비를 갖춰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빠른 진행과 납기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세분화된 업무 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원단을 상시 보유하고 있어 주문받은 전 제품을 1-2일 이내에 납품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쇄업계도 직격탄을 맞아 침체기에 빠졌다. 대부분 소상공인들이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일인쇄 역시 매출 증대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러던 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역량강화사업 창의육성 컨설팅에 참여해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기존 노후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고 네이버 검색 광고를 실시하는 등 언택트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홍보에 주력했다. 다양한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많은 업체들이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AI 장비로 배달을 시작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한 결과, 즉시 성과로 이어졌다. 컨설팅 비용 200여만원을 투입해 월 매출 700만원에서 월 매출 1천2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빠른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린 셈이다.

김세현 대표는 “앞으로도 다양한 컨설팅 사업이 실시돼 소상공인들이 폭넓게 참여하고 실질적인 운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신일인쇄는 내년에 나주로 신축 이전할 계획”이라며 “최신 장비 ‘디지털라벨프레스’를 전남 최초로 도입해 소비자에게 최상의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은진 기자



3. <곡성낙죽장도>
선비정신 담은 전통 전수 기업
‘주방 명품 칼’ 등 시제품 상품화
향토 전통기술 산업 활성화 주력

대나무 껍질에 손톱보다 작은 칸을 만들고 불로 벌겋게 달군 날카로운 인두로 글씨를 쓴다. 칼 한 자루에 선비의 정신과 사상을 전했던 낙죽장도(烙竹粧刀)의 독특하고 오래된 옛 전통을 전수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곡성낙죽장도’(대표 한상봉·사진)는 낙죽장도로 장인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인간문화재 제60호 낙죽장도장으로 지정된 한상봉 명인이 운영하는 사업체다. 부친인 故 한병문 선생에게 기술을 전수받아 운영 중이다.

낙죽장도는 수천 개의 글자를 칼에 새기는 섬세하고 어려운 작업인 만큼 가격대도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제품이다. 곡성낙죽장도는 재료인 대나무가 풍부한 지역이나 외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입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고 꾸준한 작품 활동에도 불구하고 판매 매출로 연계가 어려워 난항을 겪었다.

이에 대중에게 인지되고 소개될 수 있는 제품군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수단 도모를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역량강화사업에 참여해 컨설팅을 받았다.

개인 중심 작업보다는 주변 인간문화재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협업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담양 채상장인 서신정 명인, 남원 백동연죽장 항기존 명인, 전주 소목장 소병진 명인 등과 협업을 통해 공동제품 생산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전통공예의 대중화를 위해 내부 설비, 레이저마킹기 등 공동장비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기존 시제품을 전주 한옥마을 내 온고 전시장에 비치해 고객 유입과 상담 창구로 활용 했다.

낙죽장도

별자리검

페이퍼나이프

컨설팅 결과, 한상봉 명인이 주도한 명품공예드림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정부 보조·지원 사업 참여로 1억원 상당의 양산 장비를 구축했다. 각종 온라인 채널 확대로 고객 유입도 늘었다. 왕의 칼 등 사인검 제자 역량을 바탕으로 쉐프의 칼, 주방용 명품 칼 제작을 통한 전통공예의 사업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상봉 대표는 “기존 낙죽과 장도 기술을 바탕으로 주방 명품 칼 등 시제품을 상품화해 적극적인 판로 확대 등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문화재 전승과 산업 활성화를 추진해 낙죽장도의 해외 수출에 이르기까지 지속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변은진 기자



4. <레몬트리>
작은 공방, 지역 문화공간 ‘탈바꿈’
1인 작업공방→갤러리 전시장·카페 등 분리
소상공인 지원 통해 마을기업 도약 첫걸음

레몬트리 대표

장흥군 장흥읍 소재 한 작은 공방이 지역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재탄생한다.

최근 ‘레몬트리’(대표 문혜영)라는 20여평의 공방이 확장 공사에 들어갔다. 기존 1인이 작업하는 공방에서 함께 작업이 가능한 공간(원예힐링 공예 교실)과 갤러리 전시장, 카페 등으로 분리하기 위해서다.

2016년 설립된 ‘레몬트리’ 공방은 5년 만에 ‘그린 플랜트 갤러리 카페’라는 새 이름을 달고 올해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오픈하기도 전부터 이 카페는 지역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역 화훼농가와 연계해 화훼산업 고부가가치 창출과 매출 증대를 돕는가 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카페도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기존 ‘레몬트리’는 문림의향(文林義鄕) 고장의 얼을 이어받아 문화 예술단체 및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해 지역 문화 특색화를 위해 노력했다. 생활원예와 원예체험이 대표적인 예다.

대표 1명이었던 구성원도 6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화훼장식 기능사, 실내 건축기능사, 식물관리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장흥 농업기술센터 생활 원예·텃밭 활성화 사업 강의와 사회복지관 여성 기술 개발 지원 사업 강의 등에 나서는 전문가들이다. 지난 10월 나주에서 열린 국제농업박람회에 참가해 부스 화훼장식을 기획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체험학습, 현장 강의 등 주요 매출 포인트가 감소했다. 비대면 상황 대비 체험키트 상품 개발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기존 매장은 교육 특화공간으로, 키트상품 제작 및 자재 보관을 위한 추가 공간도 요구됐다.

제품

이에 ‘레몬트리’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역량강화사업에 참여해 컨설팅을 받았다. 컨설팅에서는 신규 키트 구성 시 원가 절감을 위해 식물 직재배 필요성 확인, 소규모 하우스 설치를 통해 식물 재배·자재 보관 및 키트 제작 공간 마련, 마을기업 지원 사업 관련 사업 아이템 선정 및 정보 제공이 이뤄졌다.

컨설팅 결과, 소규모 하우스 설치를 통한 신제품 생산 환경 및 사업장 미관이 개선됐고 신제품 체험 키트 2종 개발로 체험용 식물 직접 배양을 통한 키트 원가도 절감할 수 있었다. 매출도 20% 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문혜영 대표는 “그동안 ‘레몬트리’가 공방으로만 있었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고 지역 공예 강사 양성 등을 위해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며 “컨설팅과 많은 지원을 받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됐고 마을기업으로 가는 첫걸음을 뗐다”고 말했다.

/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