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에 ‘생계난’…사라지는 ‘동네 서점’ 광주 올해 60여곳 명맥…2009년比 100곳가량 줄어 코로나19·온라인서점 등 영향…매출 지속 감소세 양시원 기자

2021년 12월 19일(일) 19:47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인수한다고 하면 권리금도 안 받고 넘겨준다고 할 정도로 폐업을 고려하는 서점들이 광주에 수두룩합니다.”

지역의 문화거점인 동네 서점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발자취를 감추고 있다.

19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0년도 하반기 KPIPA 출판산업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62개였던 광주지역 서점 수는 2019년 84개로 그 수가 확연히 줄었고 현재 광주시 서점 조합 추산으로는 63곳 정도만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시 5개 자치구 97개 행정동 중 동네에 서점이 없는 행정동이 대략 3분의1 가량인 셈이다.

지역 서점 주인들은 이처럼 동네 서점들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로 급감하는 매출을 손꼽았다. 과거에는 ‘적어도 배는 곯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현재는 그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2020년 출판산업 실태조사’에서 2020년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오프라인 서점은 91.6%로 거의 대부분이었으며 전체 오프라인 서점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감소율은 평균 46.3%로 나타났다.

같은 날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윤광석 광주시 서점 조합장은 현재 지역 서점이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책 한 권을 팔면 마진이 25% 정도 남는데, 온라인 서점이 10%를 추가로 할인해주고 있어 지역 서점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10%를 추가로 할인해주고 있다”며 “온라인 서점의 경우 물건을 떼오는 가격이 55-60% 수준이지만 동네 서점의 경우 75%에 떼와 마진은 그만큼 더 줄어들어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조합장은 이어 “현재 공공기관 도서 구매 입찰 같은 경우도 도서 구매 시 지역 서점에서 우선 구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사업자 등록에 ‘도서 판매’만 넣은 일명 ‘페이퍼 컴퍼니’가 넘쳐난다”며 “코로나19와 매출 감소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지역 서점을 살리기 위해 허울 뿐인 조례보다 광주시 자체에서 실질적인 노력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광주지역 5개 자치구가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표했지만 ‘지역서점 인증제’ 등을 시행하면서 지역 서점의 역량 강화를 돕는 자치구는 광산구 뿐이었다.

앞서 광산구는 2019년 지역 서점 활성화와 독서문화 진흥을 위해 ‘지역서점 인증제’를 시행했다.

지역서점 인증제란 대형 프랜차이즈·온라인 서점과 전자책 보급 속에서 지역서점의 입지를 확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로, 인증 현판 전달과 광산구 공공도서 구입시 우선 구매 대상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이는 단순 사업자 등록에 도서 판매를 명시해 공공입찰에 참여하는 일명 ‘페이퍼 컴퍼니’를 효과적으로 제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서점 업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꼽고 있으며 현재 광산구는 지역에 거점을 둔 인증 서점 22곳을 공공도서 구매 우선 대상 지정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광주시 도서관과 관계자는 “앞서 광산구의 ‘지역서점 인증제’ 우수 사례를 파악하고 있어 시 전체에서 인증제를 시행하려고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