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강화 첫 주말 광주 도심 번화가 ‘썰렁’ 영업시간 단축 시민·업주 모두 아쉬워…특정 업종 휴업 고민 인근 편의점·모텔 등으로 향하는 시민 여전…풍선효과 반복 안재영 기자

2021년 12월 19일(일) 19:47

“예약 취소 문의가 잇따라 거리두기가 끝날 때까지 문을 닫아야 할지 고민입니다….”

정부가 방역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 47일 만에 다시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 조치를 강화한 첫 주말. 광주 도심 번화가의 식당·술집 등이 전주보다 이른 시간에 영업을 마감하게 되면서 거리 곳곳에 적막한 분위기만 맴돌았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이 자리를 이어가기 위해 편의점이나 인근 모텔 등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8시40분께 찾은 광주 동구 구시청 사거리 일대.

이곳 식당·술집 업주들은 영업제한 시간이 임박함에 따라 손님들께 마감을 알리면서 매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일부 손님들은 ‘딱 한 병만 더 마시면 안 되겠냐’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안타깝긴 업주들도 매한가지였다.

이날 마지막 손님이 나간 뒤 테이블을 정리하던 한 호프집 업주는 “오후9시 영업제한이란 소리에 돌아간 손님도 더러 있었고, 온지 1시간도 안 돼서 떠난 손님들도 대다수였다”며 “호프집 특성상 1차로 오는 손님이 드물어 9시 영업제한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라고 하소연했다.

텅 빈 가게에서 한 룸술집 업주는 거리두기가 끝날 때 까지 영업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인원 제한이 8인이었을 때만 해도 어느 정도 예약이 차 있었는데 오늘부터 4인으로 축소되면서 취소 문의가 줄줄이 잇따르고 있다”며 “예약 없이 당일에 오는 손님은 거의 없다시피 해 인건비와 공과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진짜로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고 토로했다.

이렇듯 업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가운데 정리를 마친 가게들의 불이 하나 둘 씩 꺼지며 거리 곳곳은 어둠에 잠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비교적 이른 시간인 탓에 귀가를 아쉬워하는 일부 시민들은 자리를 이어가기 위해 인근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탓에 이날 편의점 점주와 아르바이트생들은 ‘올게 다시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르바이트생 최모(25)씨는 “지난 10월 영업시간 제한이 있었을 때도 10시만 되면 손님들이 몰려 와 진땀을 흘렸다”며 “이번에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된다는 소식을 듣고 어느 정도 예상하긴 했지만 영업제한이 앞당겨져서 그런지 이전보다 몰리는 손님이 훨씬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양 손에 주류, 과자 등이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일부 시민들은 미리 예약해 둔 숙소로 향하며 자리를 이어갔다.

그 탓에 인근 식당·술집 업주들과 달리 숙박업소 업주들은 모처럼 호황을 누렸다.

동구 서석로 일대에서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한 업주는 “오늘 오후부터 3-4인 규모의 예약 문의가 계속해서 이어졌다”며 “웃돈을 주고서라도 6-8인 단위의 큰 방마저도 예약하는 이들도 있어 예약하지 않은 손님들은 되돌려 보내야 할 정도”라며 귀띔했다.

한편 이날도 일괄적인 영업제한으로 인해 ‘택시 승차 대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시민은 “지난 영업제한 때도 택시가 잡히지 않아 집까지 걸어가야만 했는데 오늘은 눈까지 내려 택시 자체가 보이질 않는다”며 “하는 수 없이 집까지 걸어가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하며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