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선 ‘Cross section, 단면’ 개인전…오는 23일까지 예술공간 집 일상 속 스며든 작품·상업디자인…확장된 예술, 다양한 단면 담아 현실과 이상사이, 삶의 단면을 디자인하다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20일(월) 18:56

최지선 作 ‘B안, C안, ALT안 2020-2021’

디자인은 우리 일상의 모든 순간에 존재한다. 최근 예술계에서도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가들이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의식주를 넘어 한 인간, 사회, 더 크게는 인류의 모든 순간에 함께한다.

최근에는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을 더 폭넓게 넘나들며 진정한 아티스트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가는 작가들의 활동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예술의 경계를 느슨하게 풀어보고 일상 속 디자인의 세계를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려 주목을 끈다.

예술공간 집은 오는 23일까지 연례기획 추천작가전으로 최지선 작가의 ‘Cross section, 단면’전을 개최한다.

상업디자인과 개인작업의 경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최 작가는 그 경계선에서 자신의 색깔을 갖고 다양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책이나 포스터, 리플렛, 현수막 등 각종 인쇄물과 함께 달력, 엽서, 독립출판서적 등을 디자인하는 등 개인작업의 영역을 자유로이 넘나든다.

작가만의 예술적 감성을 조율하며 일상 속 무한한 감각을 일깨워주는 디자인의 영역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명인 ‘Cross section, 단면’은 이러한 작가의 활동에서 비롯됐다.

예술공간 집서 전시 중인 최지선 작가 ‘Cross section, 단면’전. <예술공간 집 제공>

생업을 위한 작업이 아닌 스스로 즐겁고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던 작가는 글쓰기 수업 강사이자 글을 쓰는 동년배 여성 창작자와 함께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단편 소설 4편과 49개의 일러스트가 담긴 독립출판물 ‘무등산 수박등’이 출간됐다.

이때 그린 일러스트들은 2021년 달력과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일러스트 북에도 담아냈다.

전시에서는 무수한 디자인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디자인 시안 B안, ALT안’들은 전시에서 첫 공개되는 것들로, 실제로 선택되거나 혹은 완료된 디자인들이다.

또 최근 몇 해 동안 제작한 리소인쇄 달력 이미지, ‘포스트잇’, ‘더치페이’, ‘커플룩’ 등의 외래어를 우리말로 해석해 ‘붙임쪽지’, ‘각자내기’, ‘짝꿍차림’으로 재명명한 텍스트 디자인 시리즈 ‘있어빌리티(有+ability)’도 전시돼 있다.

최지선 작가는 “돈을 받고 디자인을 납품하는 클라이언트 잡작업과 내 마음대로 만든 개인 작업, 다른 두 작업세계를 갖고 있는 내 디자인이 보여주는 무수한 단면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를 기획한 문희영 예술공간 집 관장은 “예술의 경계를 다시금 느슨하게 풀어보고 또 더 확장된 예술의 영역으로, 일상 속 살아 숨 쉬는 디자인의 다양한 단면들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지선 작가는 대학에서 북디자인을 전공했으며, 2015-2017년 출판디자이너 경력을 거쳐 2018년부터 디자인, 리소프린트 스튜디오 ‘사각프레스’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김보라 작가와 함께 탈서울, 탈이성애를 담은 독립출판물 ‘무등산 수박등’을 출간한 바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삶디자인에서 리소프린트 수업을 했고, 광주여성가족재단 가이드북 디자인, 광주비엔날레 작가스튜디오탐방 도록 디자인, 광주문화재단 미디어 레지던스 프로젝트 디자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예술공간 집의 추천작가전은 순수미술에 다소 편중된 지역미술의 전시흐름 속 다양한 장르와 작가를 소개하고자 하는 취지로 진행해 오고 있는 전시다. 2019년 첫 작가로 타피스트리 작품을 보여준 윤연우 작가, 2020년 두 번째로 서예가 후산 정재석 작가가 함께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