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 방역 미흡 농장에 관용은 안돼

2021년 12월 21일(화) 19:3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시설이 미흡한 농가에 전남도가 오리 입식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본적인 수칙마저 잘 지켜지지 않은데 따른 극단의 조치로 사태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전남을 비롯해 전국에서 AI가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발생농장 6곳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32건에 달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농장 내·외부를 출입하는 차량과 장비 관련이 가장 많았으며 방역복 미착용, 이동로 부직포 미설치 등 분동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모든 출입구 통제·차단 시설 전무, 축사 그물망 훼손 등 야생 조류 관련 사항도 지적됐다.

전남도는 방역위반 사례가 상당수 확인된데다 12월 도내에서 겨울 철새가 지난해보다 25% 이상 관찰되는 등 추가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며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오리 입식 전 신고제에 따른 사전 점검을 엄격히 적용해 조금이라도 미흡하면 개선될 때까지 입식을 제한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세밀한 역학조사를 통해 위반사실이 나오면 과태료 부과와 함께 살처분 보상금을 감액할 방침이다. 아울러 가금농장 보온·소독 등 방역시설 보강사업 등 농가 보호를 위한 지원대책도 병행해 추진한다. 당근과 채찍이다.

현재 고병원성 AI는 전국적으로 15곳의 가금농장에서 확인됐으며, 절반에 가까운 7곳을 차지하는 전남은 오리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야생조류에서는 전남 3건 등 모두 15건이 검출됐다. 당국은 날씨가 추워져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길어지는 반면 방역 활동과 소독 효과가 떨어지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고병원성 AI는 닭에서 폐사율이 높고 오리는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농장 자체의 차단방역 노력과 함께 예찰과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철저한 예방과 신속한 초동조치가 관건인 셈이다. 전남의 주력인 오리산업의 안정적 경영을 위한 총력을 펼쳐야 할 때다. 일말의 관용도 안된다. 농가와 계열사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본다. 민·관이 손잡고 지금까지처럼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