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광주시당 ‘청년 30% 공천’ 논란 당 일각, 대선 빌미 특정인 측근 공천 ‘꼼수’ 의혹 제기 민의 수렴 우선해야…일방적 선거구 지정 ‘비상식적’ 이재명 주장 아전인수식 해석…‘광주권 대선 악영향’ 이종행·임후성 기자

2021년 12월 21일(화) 20:06

이미지출처=아이클릭아트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내년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의원 선거구 중 30%를 청년 선거구로 지정키로 하면서 출마 예정자와 당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이 전국 최초로 도입한 청년 선거구 공천 제도는 내년 3·9 대선과 6·1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인데, 당 일각에선 지역 현실을 무시한 처사이며 정치적 흥정이자 특정 정치 세력의 이해관계라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민주당 광주시당에 따르면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단장 윤영덕 국회의원)은 지난 12일·15일 두 차례 회의를 거쳐 6·1 지방선거 공천 방향을 확정했다.

이번 공천 방안에는 광역(20곳)·기초의원(68곳) 선거구 88곳 중 광역의원은 20곳 가운데 여성 4곳에 이어 ‘청년 경쟁 선거구’ 4곳을 추가로 신규 지정하고, 기초선거구는 각 선거구 한명을 청년에게 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청년 선거구는 45세 미만의 청년들 간 경쟁을 통해 광역·기초의원 공천권을 주겠다는 의미다. 지방선거기획단은 향후 청년 출마 예정자 수 등을 고려해 ‘청년 선거구’로 정할 방침이다.

광주시당 관계자는 “지난 4월 이후 명부 공개가 안되는데, 현재로선 광주시당 전체 당원 수와 청년 당원 수를 알 수 없다”며 “지방선거기획단이 청년 출마 예정자 수 등을 고려해 청년 선거구를 정하면 공천관리심사위원회(이하 공관위)에서 해당 선거구에 대한 출마 예정자 중 자질 등을 검증한 뒤 최종 후보자로 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부터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광주시당 전체 당원 수와 청년 당원 수의 비율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무시한 채 청년 선거구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방선거기획단의 이번 결정은 주먹구구식 특정인 밀어주기 공천 전략으로, 광주에서 민주당을 지켜온 당원과 지지자들을 배신하고 기만한 행위라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또 공관위가 추천하는 청년 후보가 공천된다 해도 해당 지역구 당원들의 반발을 사게 될 경우 내년 대선에서 상대 후보의 당선을 돕는 해당 행위로 귀결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광주시당의 한 관계자는 “청년의 목소리가 중요했다면 그동안 광주시당은 청년 정책 발굴 등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대선 이슈로 등장하니 느닷없이 지역에서 청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며 공천에서 30% 배려하겠다는 발상은 결국 특정 국회의원 자신들의 측근 공천을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동안 청년 정책을 소홀히 해 청년을 이번 지방선거에 배려한다는 취지라고 하더라도 지역민의 의사를 수렴해 정하는 게 우선이다.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고려하는 등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노력을 해야한다”면서 “각 선거구별 하나 씩 하자는 얘기는 지역의 인구 등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비상식적인 태도이며 주민의 의견수렴 하나 없이 밀실에서 단 두 차례 회의로 결정해 매우 비민주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재명 후보는 우리사회가 기회를 골고루 주고 참여를 보장하는 공정사회를 부르짖고 있는데, 이 후보와 달리 광주시당은 청년표만 의식해 지역의 정당 운영과 청년의 참여와 활동, 선거구의 인구 분포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청년선거구를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민주성을 무시한 절차와 방식은 주민에 대한 횡포로 결국 이재명 후보의 지지에 악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종행·임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