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원금 100만원’ 자영업자 뿔났다 현금지급 이전 임대료·인건비 등 현실적 손실보상금 촉구 22일 전국자영업자비대위 ‘집회 강행’ vs 경찰 ‘엄정 대응’ 안재영 기자

2021년 12월 21일(화) 20:06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에 반발하는 자영업자 단체의 집회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광주의 한 식당 자영업자가 저녁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정부가 지난 18일부터 적용한 방역강화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 방역지원금과 손실보상 지원 대상 확대, 방역물품 지원 등 긴급 지원 대책을 내놓았으나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가 편성한 ‘코로나19 소상공인 긴급 지원 방안’에 따르면 이번 방역지원금은 매출 규모나 방역조치 수준과 무관하게 매출 감소가 입증되면 100만원을 현금 지급한다. 정부는 영업금지·제한업종 90만명과 여행업·공연업 등 손실 보상 제외 업종 230만명을 대상으로 보고 3조2천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단체들은 일회성에 그치는 현금 지급보다 보상 기준을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게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소상공인연합회 이경채 회장은 21일 “정부에서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100만원씩 일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연말 대목을 놓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겐 ‘새발의 피’만도 못한 금액”이라며 “정부가 소상공인의 피해 회복을 위해 내놓은 손실보상금 역시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8일 정부가 발표한 손실보상률 상한선은 지난 3분기 때와 동일하게 피해 금액의 80%로 책정됐다.

그러나 광주시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손실보상금 지급 당시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타격이 컸던 식당·술집 등의 피해 산정액이 터무니없이 낮게 측정돼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대다수의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이 10만원 수준의 보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이번 손실보상금 지원 제도 역시 현실과 동떨어진 땜질식 대책일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날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윤모(52)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강화될 때마다 매번 정부는 영업제한에 따른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수차례에 걸친 손실보상금 모두 턱없이 부족했다”며 “연말 특수를 놓친 이번만큼은 뭔가 달라지나 했지만 하한선을 소폭 상승(50만원)한 것 말고는 달라진 게 뭐냐”고 한탄했다.

이어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영업 손실 산정도 국세청이나 지자체의 행정자료만 가지고 일괄적으로 산정되다 보니 실제 피해액에 비해 측정되는 금액은 터무니없이 낮다”며 “이의신청을 하려 해도 이의신청서나 추가 증빙서류를 통해 손실을 입증하는 과정이 복잡해 제대로 된 손실보상금을 받기란 하늘에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손실보상금과 관련해 광주 지역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손실보상 상한액을 100%로 늘리고 임대료나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이 반영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의 강도 높은 거리두기 방침과 유명무실한 보상 대책에 반발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2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방역 불복’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경찰이 방역 수칙 위반에 대해 엄정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전해 귀추가 주목된다.

방역당국도 그간 자영업 단체가 주최한 집회·시위 다수를 불법으로 판단하고 단속에 나서왔던 만큼 정부와 소상공인 간의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