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섭 작가 ‘Floating View 2021’展 오는 30일까지 산수미술관 원초적인 세계와 인간의 근원적인 만남 독특한 색채·이미지 추상화 ‘매혹적인 광경’ 시리즈 선봬 빨강·노랑·파랑·흰색 붓질 흔적 통해 황홀한 에너지 전달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22일(수) 19:19

김유섭 作 ‘Floating view’ <산수미술관 제공>

원초적 세계의 낯설고 황홀한 장면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산수미술관은 오는 30일까지 김유섭 작가 개인전 ‘Floating View 2021’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 작가의 비정형 추상회화 ‘매혹적인 광경’ 시리즈 신작 8점을 선보인다.

그의 대표 작품인 ‘검은 그림’ 시리즈를 발전시킨 것으로 빨강, 파랑, 노랑 색상들이 섞이고 퍼지면서 강한 에너지와 황홀경을 경험할 수 있다. ‘원초적인 세계와 인간의 근원적인 만남’을 화폭에 담고 있다.

작가는 정사각형 캔버스 위에 강렬한 원색의 물감, 그리고 대리석 가루, 잿가루와 같은 재료들을 두껍게 칠한 후 말리고 다시 칠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다. 두텁게 층을 이루는 물감과 돌가루들이 여러 층을 이루면서 태고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마치 화산이 분출해 마그마가 흘러내린 장면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태고의 거대한 협곡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 작가는 추상회화의 힘을 보여주는 한국의 대표적 작가로 색채와 마티에르의 힘으로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독특한 색채와 이미지를 창출해 관객들에게 낯선 경험을 선사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시킨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세상에 던져진 주체가 자신과는 무관한 낯선 세계를 만나게 한다.

‘Floating view’ 연작

장민한 산수미술관장은 “김유섭의 ‘검은 그림’ 연작은 상징적 의미가 제거된 여러 색들의 중첩을 통해 우리 눈에 낯선 원초적 세계를 보여준다. 관객들에게 주체와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불러일으킨다”며 “이번 ‘매혹적인 광경’ 연작에서는 세상에 던져진 주체가 처음으로 원초적인 세계를 접한다. 빛으로 만물이 창조되듯이 인간에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던 세계가 붉은색, 푸른색, 흰색의 붓질 흔적을 통해 인간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낯설면서도 황홀한 풍경으로 다가오고 있는 작품이다”고 평가했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는 검은 그림 시리즈를 발전시킨 작업의 결과물이다. 강렬한 원색을 사용해 빛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했다”며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원초적인 세계의 황홀경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유섭 작가는 90년대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미술 작가다. 조선대 회화학과, 독일 베를린국립예술대학교와 대학원 마이스터 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교 조형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작가로 활동하면서 조선대 회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36회의 전시회에 참여했다. 그는 90년대 이후 순수회화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업에 몰두했고, 2000년대에 와서는 인간의 손길이 닿기 이전의 원초적 세계의 낯설고 황홀한 장면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