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할 이유 없는 ‘전남형 공영시장도매인제’

2021년 12월 23일(목) 18:29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최대 규모다. 전국 거래량의 34%, 수도권 농수산물 유통량의 50% 규모를 거래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전남도는 이 곳에 공영시장도매인제를 시행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농산물 거래가격 변동성 완화와 농업인 소득 안정을 위한 것으로 현행 경매제도를 보완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지자체가 나선 첫 사례다.

전남도가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법인 설립 형태, 취급 물량 및 운영비 산출, 공공성 확보체계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가다듬었다. 기본 방향은 도가 직접 공익형법인을 운영해 농산물 거래의 경제적 이익이 농가와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되도록 법인 참여자, 출자 규모, 생산 계약재배, 위탁수수료, 유통인 단체 참여 등 세부 계획을 짜고 있다.

전남형 공영시장도매인제는 공익형 비영리 수익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시장변동성에 대한 위험부담이 크다. 하지만 가락시장에 판매 거점화를 이룬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농산물 판매 이익이라는 직접효과 외에도 안정적 판로처 확보, 농업인 신뢰 향상 등 금액으로 환산 못할 간접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용역 결과를 전남도는 서울시와 공유하는 등 2023년 도입을 목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지속해서 승인 요청할 방침이다. 현재 농식품부가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진 만큼 탄탄한 대응 논리부터 제시해야 하는 때로 일반시장도매인과의 차별성과 공익적 효과를 부각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전남형 공영시장도매인제는 현행 가락시장 거래량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경매제의 복잡한 유통단계를 보완해 과도한 비용을 줄이고, 단계별로 발생하는 수수료를 낮춰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동시에 보호하는 모델이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현안이다. 농식품부도 그렇게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국내외 유통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추진하는 유통구조의 혁신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