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소외계층 배려 공동체정신 회복해야”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성탄메시지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23일(목) 19:12

“우리는 광주의 대동정신을 다시 한 번 되찾고 공동체성 회복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통해 우리 사회가 평화의 기운으로 가득하길 바랍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사진) 대주교가 성탄절을 앞둔 지난 21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천주교 광주대교구청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탄메시지 등을 발표했다.

김 대주교는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고, 광주·전남 지역민들과 소통하는 새롭게 태어나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지금 현실은 내 스스로가 편하게 돌아가고 있다. 모든 게 편리 위주로만 이뤄진다면 희생의 의미가 줄어들고, 이는 곧 사랑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이기주의적 편리성에서 벗어나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 정신이 곧 대동정신이다. 오월 항쟁 당시 광주 시민들은 너나할 것 없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온전히 헌신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광주의 대동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선후보들에 바라는 점으로 김 대주교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힘써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선진국 기준 가운데 하나는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진지하게 이뤄지느냐다. 장애인, 가난한 자, 어르신, 이주민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언론인들의 역할 또한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가장 현명하고 양심적인 독재자를 뽑는다는 역설이 존재할 정도로 작금의 정치는 신뢰를 잃었다. 우리나라 정치가 더욱 성숙해지기 위해선 사회 구성원들의 올바른 선택이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언론인이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해 유권자들이 대선 후보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 대주교는 광주 동구 학동참사와 여수 현장 실습생 사망, 학교 폭력 문제로 무고한 생명이 희생당한 것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압축 성장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생각한다.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좇는 속도 위주의 위험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기술 문명, 경제적인 것에만 매몰돼 인문학적 소양이 경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철학의 결핍에서부터 나타날 수 있다. ‘지덕체’를 온전히 갖춘 균형 잡힌 교육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대주교는 “울타리를 치고 집단 이기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지친 세상에 희망이 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하는 새롭게 태어나는 공동체의 모습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