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 미디어아트 컬렉션 한자리에 ‘미래의 역사 쓰기 : ZKM 베스트 컬렉션’展 광주시립미술관, 내년 4월3일까지 1·2·3 전관서 최명진 기자 |
| 2021년 12월 23일(목) 19:12 |
|
ZKM은 고전예술을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사명을 바탕으로 1989년 설립된, 이른바 디지털 바우하우스다. 연구와 창·제작, 전시, 공연, 작품수집 및 아카이브를 결합해 20세기와 21세기 예술의 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는 미술관의 명칭이 소장품의 명성과 특별함 그 자체이기도 한 ZKM의 소장품을 엄선, 미디어아트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약 60년간의 계보를 망라한 미디어아트의 역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전시는 ZKM의 소장품을 대표하는 작가 64명의 주요 작품 가운데 미디어아트 역사에 방점을 찍은 95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미디아아트의 창의성이 과학·기술과 융합돼 새로운 예술세계를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 주제는 ‘미디어’다. 매체가 변화·발전해온 흐름에서 사회적 관습·문화 그리고 인간의 시각과 관념의 변화 맥락이 함께 발견된다는 것을 제시한다. 비디오, 비디오 조각, 사진, 디지털아트, 컴퓨터아트 등 다양한 미디어아트 세부 장르들이 매체 변천의 면면을 보여준다.
전시의 소주제는 총 6개로 정리돼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미술관 1층의 제1·2전시실은 프롤로그 섹션으로, 두 점의 대형 설치작품이 전시의 서문 역할을 한다. 전시 내용 전체를 포괄하며 주제를 강렬하게 은유하는 두 작품은 알도 탬빌리니, 우디 바술카와 스타이나의 작업품이다. 해당 작품은 ZKM의 소장품이 새로운 매체와 인류에 대한 끝없는 연구와 실험이라는 특징을 상징한다.
|
2층 제 3·4전시실에는 ‘미디어, 신체, 초상’이라는 주제가 펼쳐진다. 초기 비디오아트 작품부터 현대의 인터렉티브 작품(체험형)까지 ‘신체’를 소재로 다룬 작품으로 인간의 몸을 대하는 관념과 관습의 변천을 살펴본다.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행위예술 및 신체미술의 대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그의 동료 울라이가 함께 참여한 초기 퍼포먼스 비디오 작품을 비롯해 브루스 나우만, 게리 힐 등 미디어아트 초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거장들의 대표작 29점을 선보인다.
3층 제 5·6전시실은 총 64점의 작품을 4개의 섹션(섹션3-6)을 통해 선보인다. 섹션3 ‘미디어와 풍경’에서는 매체의 발달로 다양하게 해석되는 자연과 풍경의 모습을 제시한다. 백남준에 이어 비디오아트 대표 작가로 언급되는 빌 비올라 등의 작품이 포함됐다.
섹션4 ‘미디어, 건축, 공간’에서는 1990년대 이후 컴퓨터 기술의 발달과 공간 인식 방식의 변천을 살펴본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컴퓨터 인터렉티브 아트 작품으로 꼽히는 제프리 쇼의 ‘읽을 수 있는 도시’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섹션5의 주제는 미디어만이 지닌 형태를 다룬 ‘미디어의 고유영역’이다. 우디 바술카와 스타이나 등 미디어 고유의 색채·형태·소리를 다룬 작품, 백남준의 초기 비디오아트의 특징을 볼 수 있는 작품 등이 포함됐다.
마지막 섹션은 ‘예술매체로서의 컴퓨터’다. 예술가들은 1960년대부터 컴퓨터를 사용한 작품을 시도했으며, 현재는 인공지능·NFT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체 작품 중 가장 이른 시기(1965년)에 제작된 컴퓨터아트의 선구자 마이클 놀의 컴퓨터 드로잉 ▲최근 사회·경제의 가장 큰 화두인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과 관련해 올해 제작된 대체불가토큰(NFT) 작품을 통해 사회상을 끊임없이 반영하는 미디어아트의 모습을 소개한다.
광주시가 2014년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된 가운데, 광주시립미술관은 매해 미디어아트 특별전을 개최해오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세계적 미디어아트 전문 기관인 독일 ZKM과 2019년 MOU를 체결하고 약 2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마련해 의미가 깊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 거장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며, 미디어아트의 또 다른 역사의 한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