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웅의 캔버스 산책] 임인년을 맞이하는 기도

2021년 12월 26일(일) 18:41

노의웅 作 ‘임인년 화가의 기도’

요즘 심해지는 건망증에 불안하기 짝이 없다.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지인과 제자들의 이름이 간간이 떠오르질 않는다. 매우 당황스럽다. 그럴 때마다 머뭇거리지 않고 상대방이 눈치채지 않도록 표정관리를 하느라 힘들다.

나는 기도한다. 임인년 새해를 앞두고 기도한다.

“나의 생각과 눈이 밝고 깨끗하며 하루하루 작품에 몰두하게 하여주시고 일생동안 작품에 대한 새로운 꿈을 꾸게 하여 주시며 어제보다 좀더 좋은 작품의 능력과 나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으로 공유하게 하시고 나에게 용기를 주시며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많은 사람들에 나의 잘못을 털어놓고 화해할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좋은 작품을 알게 하시며 좋은 그림을 그릴수 있는 능력과 항상 새로움을 알도록 하여 주시고 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것에 늘 감탄할 수 있는 나의 순수한 가슴을 주소서. 자연의 순리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좋은 점만 보고 느끼고 기억하며 좋은 일을 많이많이 하게 하시옵고 앞으로 태어날 나의 작품에 늘 설렘으로 노력하며 기다리게 하여 주시고 나이가 많이많이 들어도 지금보다도 즐겁게 생각하고 많은 시간을 작업에 전념하게 하여주시고 좋은 작품을 창작할수 있는 지혜를 주십시오. 작품에 대한 사랑, 창작의 기쁨을 늘 가슴에 품게 하시고 나의 가슴속 작품들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할 기회를 많이 많이 허락하여 주시옵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은 열정이 식지 않게 하시고 성공한 사람보다 소박한 작가가 되게 하시며 우리 부부에게도 사랑만큼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도 알게 하소서.”

이 기도가 이뤄지길 신축년 끄트머리에서 간절히 소망한다.

<양과동에서 화가이자 노의웅미술관장, 노의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