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5·18 광주 진압작전 관여했다” 5·18조사위 2주년 보고회…비무장 민간인 추가 사망자 확인 발포 최종 승인권자 증거 찾아 내년 5월 조사결과 발표 예정 안재영 기자

2021년 12월 27일(월) 19:56

사진출처=5·18 기념재단

고(故) 전두환 씨가 광주진압 계엄군의 자위권 발동에 관여한 사실을 증명하는 새로운 기록이 입수됐다.

출범 2년을 맞은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조사위)는 27일 오후 2시 온라인으로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비무장 민간인 살상·시체처리팀 운영 관련 증언과 제보를 확보했으며 발포 최종 승인권자에 대한 증거를 찾아 내년 5월 조사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5·18조사위는 “발포명령 체계의 실체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자위권 발동, 광주진압작전 관여사실을 밝혀가고 있다”면서 “당시 군·경찰기록 등에 대해 정밀한 확인과 분석을 통해 그간 쟁점으로 남아 있던 것들의 실체를 확인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5·18조사위가 발표한 2군사령부 작성 문건인 ‘광주권 충정작전 간 군 지시 및 조치사항’에는 1980년 5월23일 진종채 2군사령관이 충정작전(광주재진입작전)을 건의한 문서에 “각하께서 ‘Good Idea’”라고 발언한 사실이 기재돼 있었다.

5·18조사위는 “이 같은 사실이 광주진압작전의 최종적이고 실질적인 승인권자가 전두환 보안사령관이라는 대다수 국민의 추정적 의혹 수준을 넘어 움직일 수 없는 결정적 증거에 이를 수 있도록 관련자들의 인정진술을 확보하겠다”며 “내년 5월까지 역사적 진실에 준하는 추가조사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비무장 민간인 살상의 참혹한 사건들도 추가로 확인됐다.

그간 민간인 사망자 수를 집계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된 광주지방검찰청이 작성한 사망자 검시서에 따르면 총상 사망자는 131명으로 확인됐으며 이중 흉부 이상에 피격돼 사망한 민간인은 116명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흉부 이상 총상 사망자들을 날짜별 분포로 확인한 결과 20일(4명), 21일(48명), 22일(22명), 23일(23명), 24일(7명), 27일 (15명), 날짜 미상(1명)으로 총 120명이 집계됐다.

그간 기록상 민간인 사망자는 116명이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4명의 추가 사망자가 확인된 것이다.

5·18조사위는 “이러한 조사결과는 일부 무장한 시위대와의 교전이 있긴 했지만 시위와 무관하거나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계엄군의 폭력적인 진압이 시위진압이나 자위권 행사의 수준을 넘는 반인도적인 행위였음이 입증된다”고 밝혔다.

또 5월23일 광주-화순 간 도로를 봉쇄하고 있던 제11공수여단이 피격한 25인승 미니버스 사건에서 17명의 비무장 민간인이 무참하게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서 실종된 시체를 시체처리팀이 처리했다는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다.

당시 현장을 지휘하던 소대장과 복수의 계엄군 증언에 따르면 현장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17명이었으나 사후 수습된 시체는 모두 11구에 불과했다.

최소 6구가 실종된 상황에서 여러 계엄군의 증언들을 종합한 결과 11공수여단이 서울로 복귀한 후 6월10일경 2명의 사병 등이 내려와 해당 시신들의 처리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5·18조사위는 “시체 수습을 위해 공수부대 4팀이 광주에 내려왔다”며 “가매장 됐던 채수길, 양민석의 매장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광주에 온 것으로 이미 밝혀진 ‘가매장 시체 처리팀’ 소속 4명 이외에 또 다른 시체처리팀 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