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테크의 교육적 활용 / 이정선

2021년 12월 28일(화) 19:39

이정선 광주교대 교수·제6대 총장

교육계에 ‘에듀테크’ 바람이 분다.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에듀테크는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교육에 활용하여 교육의 효율성, 효과성을 증진하고, 교육기회의 다양화와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관련 기술을 의미한다.

최근 우리 사회 전 영역에 걸쳐 급속도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면서 학교교육도 디지털기술의 접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교육활동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 도구, 방법들이 많은 부분 디지털화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도 변화를 능동적으로 선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스스로의 역량을 신장시키는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첨단기술의 교육적 활용은 시대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 19로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학교교육에서 에듀테크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에듀테크의 발전속도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하던 회사나 업체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가속화되었다. 거기에 AR/VR과 같은 증강현실을 활용한 메타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더욱 활성화 되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굴지의 회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고 교육관련 벤쳐기업들도 에듀테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 MS 등 글로벌 기업 등이 교육 플랫폼을 점령하기 위하여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막대한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가 하면, 최근 AI 토익 서비스 ‘뤼이드’ 같은 경우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수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교육 관련 벤쳐기업들이 에듀테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교육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 에듀테크는 1980년대 교육공학(educational technology)이 유행하던 시기에는 교수학습의 이론에 기반하여 수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도구적 측면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비단 수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육활동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교육행정, 교무학사운영, 교수학습지원, 온라인학교지원, 교육평가 등 교육의 거의 모든 영역을 지원하고 촉진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교육행정 영역에서는 학교시설 관리, 물품관리 등의 종합적 학교운영 시스템에서, 교무학사 운영으로는 구성원간 소통(클래스팅, 위두랑 등), 내용 전달(e알리미, 학교종이 등), 교육과정 편성 운영 지원시스템(나이스 등)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교수학습지원 영역에서는 온라인 협업도구(패들렛, 팅커벨, 구글문서, MS O365 등), 다양한 수업 지원 SW/HW 등으로,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학교 시스템(LMS)으로는 e학습터, 스터디라이브, 구글 클래스룸, MS-team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교육평가 영역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교과서 자율 발행제로 인해 각 출판사들도 자신들이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한 에듀테크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공공 에듀테크 영역으로는 e학습터, 나이스, 위두랑, 디지털 교과서 등이 편리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에듀테크의 교육적 활용을 통해 기대할 수있는 것은 무엇인가? 에듀테크는 ‘올바로’ 활용되기만 하면 그 활용가치는 앞에서 열거한 것처럼 교육활동의 전영역에 걸쳐 무궁무진하다고 할 것이다. 특히 원격수업을 위해서는 테크놀로지의 활용은 필수가 되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첫째, 개별 학생들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교육내용, 방법, 학습진도, 피드백에 이르기까지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지고 개인별 맞춤 지도가 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다인수학급의 제한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사의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다양한 시스템 개발로 행정업무는 말 할 것도 없고 수업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해지기만 하면 교사들의 직접 교수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심지어는 인공지능 보조교사 도입도 가능해져서 수업이 더욱 편리해 질 것이다. 셋째, 학교는 학생의 학력, 정서, 진로 등에 관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안내할 수 있는 종합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미래학교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교육청은 학생, 학교에 대한 빅 데이터를 수집하여 데이터에 기반한 장기 계획과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맞춤형 지원체제 구축이 가능해질 것이다.

물론 이러한 핑크빛 기대가 충족되기 위해서는 에듀테크의 올바른 활용이 전제가 되어야한다. 학교가 기업이 개발한 디지털서비스를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자기주도적학습 역량이 갖추어져야 하고, 교사 역시 디지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정보화 환경구축 등 제반 인프라가 구축되고 종합적인 지원체제가 구비되어야 한다. 테크놀로지가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복잡다단한 모든 교육적 문제를 해결 해 주는 것은 아니다. 기술은 어디까지나 도구일뿐 목적이 될 수 없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중심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사람이고, 미래에도 그래야 한다. 따라서 에듀테크의 활용도 사람이 중심이 될 때 그 교육적 의미와 가치가 배가 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