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요구에 못 미치는 쌀 20만t 시장격리

2021년 12월 29일(수) 18:49

전남도와 농민단체, 정치권 등 지역사회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재고 쌀 시장격리가 이뤄지게 되면서 환영한다는 입장과 함께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결정, 농민들은 다소 아쉬워 하는 것 같다. 이미 양곡관리법 상에 따른 격리 요건들이 충족됐던 터였는데 뒤늦게라도 숨통 틔우는 정도는 됐다. 실제적 효과를 위해 후속 조치가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할 것이다.

당정은 올해 초과생산량 27만t 가운데 20만t을 내년 1월 중 조속한 시일내 시장격리하기로 하고 이해관계자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쳐 세부 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남은 물량 7만t에 대해서는 시장 상황에 맞춰 매입 시기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며, 원칙적으로 소비자물가를 우려해 잔여분을 모두 수매함으로써 적정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재명 대선 후보도 요청했던 현안으로 문재인 정부가 어렵게 이룬 쌀값 회복 성과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당정 협의가 일부 인식전환의 계기가 되긴 했으나 내년도 쌀 소비량 대비 31만t이 남아돈다는 분석과는 거리가 있다. 추후 과감한 추가 격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당정 또한 쌀값은 한번 하락하면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바, 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제는 정부 차원의 안정적 수급 관리를 통해 쌀값 등락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의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기와 비견되는 식량자급에서 그 중대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다.

한숨을 돌렸다고 하지만 농민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쌀값 하락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염려한다. 따라서 현재 쌀 생산량이 일정 수준 증가하거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의무적으로 시장격리 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가 절실하다. 국내 자급 기반 구축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에도 진력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코로나 시기, 국제적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농업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농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도록 실질 노력을 다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