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마을, 대안으로서의 청년마을활동 / 강한솔 |
| 2021년 12월 29일(수) 1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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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인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우리의 마을인 도시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도시화, 산업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했다. 교통과 통신이 발전하면서 원거리 간에도 관계 형성이 가능해졌지만, 직접적인 만남보다는 매체를 통한 간접적 만남이 활발해지면서 정서적·심리적 유대감은 약화되는 경향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개인주의, 이기주의는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을 단절시켰고, 경쟁과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불신과 불안이 커져갔다. 도시는 사람으로 가득하지만 마을의 주인은 건물, 아파트, 상가, 자동차, 도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도시는 점점 고립과 단절, 인간소외현상을 부추겼다.
복합적인 문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사회에서 청년들이 삶의 길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청년들은 점점 더 외로움과 고립감에 빠지게 되고, 결국은 사회참여 의지를 내려놓는다. 그 결과 지역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지역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길과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없는 청년들은 ‘포기하는 청년’들이 아니다. 포기하도록 만드는 사회에서 ‘살아내고 있는 청년’들이다.
이런 마을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마을공동체 만들기’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마을 공동체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한 마을이 유지, 발전, 성장하기 위해서는 마을 구성원들의 다양성과 역동성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위기에 처해있던 마을을 청년들의 활동을 통해 회복하고, 청년들에게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들은 마을에서의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통해 해결하는 대안으로서의 청년마을활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청년마을활동은 ‘청년 스스로의 자발적인 기획을 통해 사회적·공적의 의미를 지닌 활동’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청년마을활동가는 ‘자발적으로 활동을 기획하며 사회적인 참여를 해나가는 젊은 사람’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청년들의 마을활동은 단순히 자발적으로 활동을 한다는 것 이외에도 활동을 계획하고, 계획한 대로 실천하는 것이며, 그 실천은 개인적인 것이 아닌 사회 공헌적인 것이었다.
실제 청년마을활동가들은 마을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지역재생과 청년을 연결시키는 사업들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청년들에게 마을활동은 경쟁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가지면서 본인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일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동료들과는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개인의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마을과 공동체 속에서 자기 스스로의 정체성을 정립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지, 누구와 함께 일을 하며,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기도 한다.
이렇게 청년들의 마을활동은 청년들에게 자기표현의 기회와, 관계 형성을 통한 즐거움을 줄 수 있다. 더불어 마을에는 활력을 제고하며, 청년들의 지역 소속감을 증대시킬 수 있다. 활력을 되찾은 마을과 청년들로 새로운 문화들이 형성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청년과 마을, 이 둘의 만남인 청년마을활동은 청년과 마을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의 세계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청년들이 떠나고 싶지 않은 이 마을에 계속 남아 살 수 있도록, 지역에서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