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복지재단 동곡박물관 제2전시관 꼭두전시실 전면 개편 ‘슬픔 그 너머’…‘죽음’에 대한 한국적 시선 옛 선조 장례 문화 엿볼 수 있는 상여와 꼭두 150여점 선봬 최명진 기자

2021년 12월 29일(수) 18:54

보문복지재단 동곡박물관이 제2전시관 꼭두전시실을 전면 개편했다. 사진은 인물꼭두 전시모습. <보문복지재단 동곡박물관 제공>

보문복지재단 동곡박물관이 죽음을 대하는 우리 조상들의 미학을 느껴볼 수 있는 꼭두전시실을 새롭게 단장해 관객들을 맞는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사회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해학으로 승화시킨 옛 조상들의 장례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제2전시관 상설전시실을 전면 개편했다.

우리 선조들에게 ‘죽음’이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을 의미했다. 망자를 잊지 않기 위해 그들이 머물 공간인 음택을 마련하는 매장 풍습을 따르면서 여기에는 자연스레 주검을 운반하는 가마인 ‘상여’가 필요하게 됐다.

이 상여에는 꽃과 새, 그리고 저승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 등 여러 형태의 꼭두를 장식해 망자의 혼을 기렸다.

꼭두전시실이라 불리우는 제2전시관 상설전시실에서는 ‘상여’와 ‘꼭두’를 통해 사후세계를 기원하며 명복을 빌었던 선조들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아기상여 1점, 꼭두 120여점이 전시된 기존 구성에서 조선시대 상여 1점과 인물꼭두 70점을 추가해 총 150여점을 선보인다.

상여는 장례의 발인 절차에 따라 상여꾼들이 망자의 시신을 장지까지 운구하는 도구를 말한다.

대체적으로 가마와 비슷하나 더 긴 모양새다. 몸체는 단청으로 여기저기 채색하고, 네 귀퉁이엔 기둥을 세워 위로 포장을 쳐 햇빛을 가리고, 상여 뚜껑은 연꽃이나 봉황 등으로 장식한다.

몸체 좌우로는 밀체가 앞뒤로 길게 뻗어있다. 양쪽 끝에 체막대를 가로로 대고, 앞체막대 좌우로 두줄씩 끈을 달아 뒷체막대에 붙잡아 매는 형식이다.

체막대 중간에 일정한 간격으로 멜 장대를 좌우로 끼워 그 사이사이에 사람들이 들어가 끈을 어깨에 멘다.

아울러 꼭두는 망자의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하는 벗의 역할을 했다.

특히, 인물꼭두는 각자의 역할에 따른 표정과 동작들이 형상화돼 있다. 극락조 양 옆으로 동물을 타고 안내하는 꼭두, 호위하는 꼭두, 곡예하는 꼭두, 시중을 드는 꼭두 등 총 64점의 다양한 목인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임보라 동곡박물관 학예사는 “상여와 꼭두를 통해 이승에서 저승으로 떠나는 망자를 위로하고 슬픔을 승화시킨 우리 조상들의 해학과 아름다운 배웅의 미학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위로가 필요한 시대, 동곡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우리 삶을 돌아보고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의는 062-945-0090.

영혼이 타는 수레인 영여(왼쪽)와 아기상여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