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장려 정책 ‘봇물’ 광주, 어린이집은 줄폐업 최근 4년간 354곳 문 닫아…저출산·코로나로 경영난 방역비, 보육교사 인건비 등 정부·지자체 도움 절실 이종행 기자

2021년 12월 29일(수) 20:04

#. 광주 광산구 A어린이집 원장 B씨는 최근 어린이집 폐업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2년 전부터 원생 수가 감소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방역 관련 예산 지출이 필수 예산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원생 수 감소로 수입은 줄었지만 지출은 증가한 셈이다. B씨는 “대형 어린이집을 제외하면 사실상 보육 교사 인건비 등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으면 운영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광주지역 어린이집이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

‘아이 낳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광주시의 출산 장려 정책이 줄을 잇는데도, 코로나19 장기화 등 여파의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하면서다.

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4년여 간 문을 닫은 지역 어린이집 수는 354곳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어린이집 수 1천195곳(폐업 54곳·4.52%) ▲2019년 어린이집 수 1천122곳(〃 100곳·8.91%) ▲지난해 어린이집 수 1천72곳(〃 97곳·9.05%) ▲올해 어린이집 수 1천곳(〃 103곳·10.03%) 등이다.

이들 어린이집 폐업 수가 해마다 느는 이유는 ▲원아 감소 ▲개인 사정 ▲경영난 ▲임대 계약 만료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공립 전환과 통·폐합 등 어린이집이 다른 형태로 운영을 지속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광주지역 어린이집도 전국적인 출생아 수 감소세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등에 따라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광주지역 출생아 수는 2018년 9천105명(전년대비 감소율 10.82%)→2019년 8천364명(〃 8.14%)→지난해 7천318명(〃 12.50%)→올해 6천244명(지난 9월30일 기준) 등이다.

현재 광주시는 민선 7기 이후 ‘아이낳아 키우기 좋은 맘(MOM)편한 광주’를 만들기 위해 여성가족재단 기능의 강화와 광주아이키움 플랫폼 구축 등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또 민·관·학 협업조직 구성, 정책개발 TF 운영, 시민 맞춤형 정책 마련하고 만남에서 부터 결혼·임신·출생·육아돌봄·일생활균형까지 이르는 생애주기별 정책으로 맞춤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만 35세 이상 고령 임산부 증가에 따라 난임 부부 시술비 추가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는 출생아 수 증가라는 선순환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광주 출생아 수는 모두 4천1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77명) 증가했다. 광주 출생아수 6개월 연속 증가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다.

다만 저출산 문제에 대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어린이집 감소세는 해마다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광주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어린이집의 경우 수년 전 부터 원아 감소, 경영난 등 이유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며 “어린이집의 예산 지원 주체인 정부와 관리 주체인 시·구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