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재판 중인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5명 김삼호·허석 실형…수사 도중 불출마 선언도 재판에서 살아나더라도 공천 경쟁 힘겨울 듯 김진수 기자

2021년 12월 29일(수) 20:04

각종 법위반 혐의로 경찰·검찰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는 광주·전남 기초자치단체장은 모두 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광주·전남에 총 27명의 시장·군수·구청장이 재임 중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18.5%에 해당하는 것이다.

29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김삼호 광주 광산구청장은 불법 당원 모집 등의 혐의로 지난 23일 광주고법 형사1부에서 진행된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는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은 벌금 100만원 이상, 그 외 형사사건은 금고 이상의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피선거권도 제한받는다.

김 청장측은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대법원 상고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기 지방선거가 불과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것을 감안하면, 선거 전에 대법 판결을 기대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광주의 경우 5명의 구청장 가운데 김삼호 청장 외에 서대석 서구청장이 청탁성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 7월 광주지법에서 벌금 1천만원, 추징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천만원을 선고받아 당선무효 위기까지 갔으나 2심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것이다.

하지만 재판에서 살아났더라도, 향후 전개될 공천 경쟁에서는 여전히 힘겨운 위치에 서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민들의 여론에 따라 민주당이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한 공천 요건을 강화해 도덕성 기준 등을 대폭 상향시켰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마련한 ‘광역·기초단체장 평가 시행세칙’에 따라 광주는 5개 기초단체장 중 20%인 1명이, 전남은 22개 기초단체장 중 3선 제한과 무소속 단체장 등을 제외한 17명 중 하위 20%인 3명이 20% 감점을 받게 된다. 기존 단체장에 대한 이런 패널티는 정치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자는 취지이다.

전남의 경우 허 석 순천시장이 지역신문 대표 시절 신문 발전기금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허 시장은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 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5일로 예정돼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순천시장 재선 도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차기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사례도 있다.

지난 9월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의사를 밝힌 정현복 광양시장(무소속)은 3월부터 전남경찰청에서 부동산 이해충돌과 친인척 채용비리,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경찰은 정 시장의 자택과 집무실, 범죄 관련 부서에 대해 4차례에 걸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지난 2일 ‘(지역민에게) 더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취지로 3선 불출마를 선언한 구충곤 화순군수는 ‘측근 수사설’로 곤혹스런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광주지검은 2019년 관급공사를 몰아주는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로 비서실장·총무과장 등 화순군 공무원 2명과 군 산림조합장 등 모두 5명을 구속한 바 있다. 하지만 구 군수는 일부에서 제기된 ‘측근 수사로 인한 3선 불출마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