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운송비에 광주·전남 수출기업 ‘전전긍긍’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전년比 6배 ↑…항공도 2배 수출 中企 “운임 3-4배 오르고 예약 힘들어 포기 사례도” 양시원 기자

2021년 12월 30일(목) 20:17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치솟는 운임료도 문제지만 부킹(예약) 자체도 안 돼 딜레이는 우습고 다음 배를 잡아야 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올해 전남지역 수출이 420억달러(약 28조5천억원)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나 광주·전남 수출기업들은 최근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해상 운임비에 울상을 짓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4일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61.4포인트(p) 오른 4천956.0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다.

광주·전남지역 10대 수출국 중 하나인 미주 운임도 급등했다.

미주 동안 노선은 1FEU(길이 12m 컨테이너)당 전주 대비 368달러 오른 1만1천351달러를 기록해 5주 연속 상승했다.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이 1만1천달러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미주 서안은 물론 중동, 남미 등 전세계 노선 운임료가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발 물류 정체에 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 대형 이벤트들이 몰려 물동량이 증가한 데다 지난 3월 수에즈 운하 좌초 사고 같은 대형 사고들이 공급망에 부담을 준 데 따른 결과로 업계는 분석했다.

실제로 광주본부세관이 파악한 올해 수출 실적이 있는 기업은 광주지역 995곳, 전남 1천27곳으로 총 2천22개 기업이 치솟는 물류비로 인해 직접적으로 영업이익 감소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한상공회의소는 국내 수출·입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2022년 수출입 물류 전망과 기업의 대응과제’를 조사한 결과 내년 수출입액 대비 물류비 비중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91.2%가 ‘올해와 비슷(47.8%)하거나 증가(43.4%)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내년에도 수출·입 물류비 상승이 지속될 경우 ‘영업이익 감소’(54.3%)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업들은 응답했다. 이어 ‘제품의 가격 경쟁력 저하’(16.7%), ‘해외 거래처 감소’(11.7%), ‘보관 등 비용 증가’(11.7%) 등이 뒤따랐다.

전남에 소재, 남미와 중동을 상대로 수출을 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급증한 물류비 부담에 이도 저도 못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엔 컨테이너 한 개 운임비가 3천-4천달러면 가능했는데, 지금은 1만3천-1만6천달러에도 수월하지 않다”며 “수출 기록은 역대 최대라고 하는데,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체감은 전혀 되지 않고 수지 타산이 안 맞아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주로 가는 선박 운임은 한 달 전에 예약해도 내년 3월에나 선적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선적이 돼도 물량이 많아 납기일이 지나는 상황이 잦아 바이어 측에 양해를 구하는 연락도 자주 하고 항공 운임으로 대체하려 해도 ㎏당 2배 이상 뛴 상황이라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이어 “늘어난 수출 실적만 조명할 것이 아니라 그늘에서 끙끙 앓고 있는 중소기업의 상황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