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임인년 정치기상도]정권재창출이냐 교체냐…결과 따라 정국 요동 3월9일 대통령선거·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김진수 기자 |
| 2022년 01월 02일(일) 2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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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승패에 따라 전통적으로 호남지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아온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5년 더 연장될지, 보수를 표방하는 국민의힘이 ‘박근혜 탄핵’ 사태 이후 5년 만에 수권할지가 결정된다.
이번 대선은 진보·보수 진영이 총결집하며 사실상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 어느 쪽도 확실한 ‘대세’라고 볼 후보가 없어 예측불허의 혼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진영 결속을 최대로 끌어올리면서 부동층이 많이 포진한 중도와 ‘2030 청년층’으로의 확장성을 키우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네거티브 공세의 향방, 후보 단일화, 코로나19 상황,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여파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한 대선 3개월 후 곧바로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이번 승패가 다음 지방권력 지형까지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어느 쪽이 정권을 가져가느냐에 따라 정계 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광주·전남의 경우는 민주당의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통상적으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였던 무소속 단체장들이 그동안 대부분 민주당에 입당 또는 복당함으로써 지방선거에서의 민주당 강세는 더욱 견고해 질 전망이다.
◇양강 구도 속 ‘역대급 비호감’ 대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4자 구도가 확정됐지만,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양강 구도는 대체로 공고하다.
그러나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평가가 함께 양강으로 분류되는 이·윤 후보의 지지율이 30-40% 박스권에 갇힌 형국이다.
또한 대선이 다가오는데도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오히려 증가하는 이례적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당초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재창출 여론보다 높아 야권에 비교적 유리한 지형이라는 분석이 많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윤 후보와 윤 후보 부인인 김건희, 윤 후보 장모 등 이른바 ‘패밀리 리스크’는 물론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으로 인한 자중지란 사태로 인해 야권이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못하면서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앞으로 남은 승부는 지지 후보 결정을 망설이는 중도층과 청년층의 표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연말·연초가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에게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빅 위크’가 될 전망이다. 이 후보 측은 연말을 기점으로 확실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루겠다며 벼르고 있는 반면 윤 후보 측은 “어림없는 소리”라며 맞받고 있다.
수도권 중도층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이번 대선에서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늘고 있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김 모(65·서울 강동구 고덕동)씨는 “당초 부동산 실정 등을 이유로 정권교체를 희망했었는데, 그 대안으로 나선 윤 후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그렇다고 안 후보나 심 후보를 찍을 수도 없어 차라리 투표를 하지 말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네거티브 공방과 진영 결집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사법 리스크’와 함께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신상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네거티브 공방도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다만 근거가 부족한 ‘묻지마 폭로’ 식 네거티브 공세는 막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여야는 네거티브 공방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을 겨냥,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행보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후보는 정부 실정론에 맞서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윤 후보는 현 정부 실정을 부각하며 정권교체 여론을 모아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박빙 구도로 갈수록 진영 대통합과 후보 단일화 이슈가 대두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미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을 마무리하면서 진영 결집에 시동을 걸었다.
2016년 분당 사태 당시 민주당을 탈당한 천정배 전 의원 등 호남계 비문 인사들이 지난해 12월30일 대거 복당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천정배·이용주·최경환·김유정·정호준 전 의원 등 호남계 비문 인사 12명의 입당식을 열었다. 복당 절차는 3일부터 진행되지만, 호남계 인사들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환영의 의미로 행사를 마련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들은 1월 중순까지 복당 절차를 마무리 짓고 본격적으로 ‘대선 열차’에 합류해 당내 여러 위원회나 선대위에서 역할을 하게 된다. 향후 지방선거나 총선 등에서 자리 경쟁에 대한 우려, 이견 분출 등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지만 일단 대선을 코앞에 두고 ‘플러스 정치’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계 인사들의 복당과 관련해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분열됐던 세력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광역·기초 의원들도 복당할 예정인 만큼 지역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 ‘캐스팅 보트’ 가능성
양강 후보가 ‘도덕성 리스크’에 시달리면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청년·중도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하나의 변수이다.
실제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내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안 후보가 처음으로 지지율 10%를 돌파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월 31일 나왔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 12월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천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5.5%, 윤 후보는 30.9%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4.6%포인트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그동안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여 온 안 후보는 10.3%를 기록했다. 처음으로 10% 선을 넘어선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4.1%였다.
안 후보가 차기 대선의 판도를 흔들 수 있으려면 ‘지지율 10%’ 달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판단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주목된다.
특히 연령별로 볼 때 20대에서 안 후보가 21.4%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18.3%, 윤 후보는 16.6%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안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를 타면서 거대양당 모두 ‘단일화’에 관심을 보이며 손짓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박빙승부를 벌이면 벌일수록 ‘캐스팅 보트’는 안 후보가 쥘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선 이후 정계개편 예측도 나와
대선 이후 일정 부분의 정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예측도 나오기 시작했다.
경우별 시나리오를 보면 민주당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경우 친이재명계의 구심력이 강화되면서 친문재인계가 재편되는 등 민주당의 주류 교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대선 승리가 6·1 지방선거 결과와 연동되며 민주당이 지방권력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19대 대선 다음 해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때도 시·도지사 17곳 중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14곳을 싹쓸이하며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다시 한 번 장악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장기 집권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국회 의석 구조상 다음 총선까지 2년간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범보수 통합, 민주당과의 협치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의회권력 열세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선 지방선거 압승을 통해 지방권력을 우선적인 정치적 기반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협치·탕평 내각, 나아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명 후보도 지난 해 12월28일 광주매일신문·KLJC와 가진 합동토론회에서 국민의힘과 연정도 검토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분들이 거부하시지 않는다면, 가능하다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사실은 상대 진영 인재를 쓰고 싶어 했는데 다 거절당했다고 한다”며 “이게 결국 대립정치의 산물이다. 어떻게 하면 이 국가가 더 나아질 것인가, 발전할 것인가를 최우선에 놓고 고민했다면 저는 안 그랬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여지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누가 이기든 압도적인 승리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선거 후유증이 오래갈 것”이라며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협치에 대한 압박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