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 첫 날…광주 도심 식당가 혼란 거리두기 장기화·바쁜 점심시간 업무 부담 ‘이중고’ 호소 가게 ‘일 늘었다’ 볼멘소리…제도 시행 인지 못한 업주도 안재영 기자

2022년 01월 03일(월) 19:51

3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에도 6개월 유효기간이 적용된 가운데 한 식당 입구에 방역패스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방역패스 6개월 유효기간이 적용된 3일. 점심시간 광주 도심 곳곳의 식당가는 82.5%에 달하는 높은 백신접종률(3일 0시 기준) 덕에 유효기간 만료로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들은 드물었다.

그러나 이날부터 거리두기 조치가 2주 연장됨에 따라 자영업자들은 ‘소득은 떨어지는데 일만 늘었다’며 생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한편, 일선 현장에선 계도기간 등에 따른 혼란이 일기도 했다.

3일 오전 11시40분께 찾은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일대 식당가.

장신로 147번길을 따라 분식집, 도시락전문점, 일식집 등 다양한 식당이 길게 늘어선 이곳 일대는 점심시간이 임박했음에도 불구,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은행, 학원, 가전제품점 등이 밀집한 이곳은 점심시간만 가까워지면 예약 전화와 대기 손님이 줄을 이뤘지만 최근 확진자 수 증가와 방역패스 지침 확대 등에 손님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게 인근 식당 업주들의 입장이다.

11시50분께가 돼서야 손님이 하나 둘 씩 식당 안으로 들어오면서 업주들은 이날부터 시행된 ‘방역패스 유효기간’ 지침에 따라 손님들의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 여부 파악에 나섰다.

대다수의 시민들이 해당 사실을 미리 인지, 전자출입명부 애플리케이션(쿠브, COOV)을 업데이트 한 덕에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은 드물었다.

그러나 1인 또는 소규모로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경우 주방과 홀, 카운터 등을 오가며 접종 여부 확인과 주문, 조리, 서빙, 결제 등을 모두 도맡아 해야만 하자 ‘일만 배로 늘었다’는 볼멘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비슷한 시각 찾은 광주 동구 충장로 일대 식당가 업주들도 혼잡한 점심시간에 방역패스나 유효기간 만료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란 역부족이라며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12시께 한 식당에서는 손님이 QR코드를 찍자 ‘접종 완료자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왔지만 식당 내부가 혼잡한 탓에 업주들이 이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 탓에 업주가 재차 확인을 위해 식사를 하던 손님에게 다시 방역패스 인증을 요구하자 일부 시민들은 불편한 기색을 내비추기도 했다.

시민 박모(48)씨는 “오전에 방문한 카페에서는 찍기만 하면 됐는데 여기서는 유효기간을 확인한다고 식사 중 다시 QR코드를 찍으라고 요구해 황당하다”며 “아직 계도기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가게마다 입장이 다 달라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광주 도심 카페·식당 등에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 도입을 문의해 본 결과 ‘계도기간이라 괜찮다.’, ‘오늘부터 바로 시행돼 만료자는 출입이 불가하다’ 등 각양각색의 답변이 돌아왔다.

일부 매장에선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뭐냐’고 되물으며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렇듯 방역패스 유효기간이 시행된 첫 날 광주 자영업자들이 업무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제도 적용이 일원화되지 못하고 ‘제각각’에 그치는 한계를 보였다.

한편 방역패스 유효기간 적용은 일주일(3-9일) 계도기간을 거쳐 시행됨에 따라 과태료나 행정처분은 10일부터 부과된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이용자는 과태료 10만원을, 사업주는 1차 150만원, 2차 위반 때 300만원을 부과한다. 다중이용시설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1차 10일, 2차 20일, 3차 때는 3개월 운영 중단을 명령한다. 4차 위반은 시설 폐쇄명령까지 받을 수 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