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두암2동 행정복지센터 허위 봉사 논란 ‘눈총’ ‘작은도서관’ 운영 과정서 정해진 시간 채우지 않았어도 ‘인정’ 통장·부녀회 회원들 악용…제도 개선되지 않는 한 악순환 지적 안재영 기자

2022년 01월 05일(수) 20:08

사진출처=광주시 홈페이지

광주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가 봉사시간을 채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봉사 실적을 인정해 준 사실이 드러나 눈총을 사고 있다.

더욱이 봉사실적 부정 등록 의혹을 받고 있는 이들이 통장, 부녀회 회원 등으로 밝혀진 가운데 해당 행정복지센터는 그동안 ‘나 모르쇠’ 로 일관해 오고 있어 그 배경에 각종 의혹을 낳고 있다.

5일 광주 북구 두암2동 행정복지센터에 따르면 센터내 ‘작은도서관’ 은 평일 오전 9시-오후 1시, 오후 1-5시까지 봉사활동이 진행중이다.

해당 시설에는 상주하는 관리자가 없어 도서관 봉사자들이 도서 대출·반납·관리 업무를 진행하는 구조로 운영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대시간에는 오전 봉사자와 오후 봉사자가 마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후 봉사자들은 그동안 교대 시간에 오전 봉사자들을 만나본 적이 손에 꼽힌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서관 내 수백권에 달하는 도서와 각종 집기·물품 등은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돼 오면서 일부 오후 봉사자들이 오전 시간에 몇 차례 도서관을 찾았으나, 봉사자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적은 극히 드물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지난해 7월-12월까지 봉사활동을 증명하는 근무상황부에는 대체 공휴일(10월 4일과 11일)을 제외하곤 오전 봉사자들이 모두 봉사를 수행한 것으로 기록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해당 동행정복지센터는 실제 봉사활동을 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채 근무상황부에 적혀 있는 것만 보면서 봉사실적을 인정해 온 셈이다.

이처럼 봉사 실적이 인정된 배경에는 해당 행정복지센터의 안일한 행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봉사자들의 활동을 증명하는 근무상황부가 봉사자들이 근무하는 곳에 비치돼 있는데다, 서명할 때 별도의 관리자가 필요하지 않아 봉사시간을 채우지 않고도 서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봉사시간을 반영할 때 이를 증명하는 사진자료 역시 월1회만 첨부하면 되는 탓에 매일같이 실제 활동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해당 동행정복지센터의 안일한 행정으로 인해 관내 일부 통장과 부녀회원 등이 특혜를 받아온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통장 선발 과정에서 단독후보일 경우 자격심사를 거쳐 여부가 결정되지만 경선일 경우 두 후보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봉사점수가 100점 만점 중 5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1년간 통장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 월 34만원의 월급과 함께 명절 수당이 별도로 지급돼 연간 476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대학생 자녀까지 학자금이 지원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수행기간은 2년이며 1차례에 걸쳐 연임할 수 있다. 4년이 지난 이후에는 다시 4년이 지나야만 입후보할 수 있다.

그 탓에 임기 이후 다시 통장에 도전하기 위해 봉사시간을 누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허위 봉사 의혹을 받는 이들 모두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었고, 이전에도 통장을 역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내 통장 직이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에 대해 두암2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봉사시간 인정 여부에 대해 일부 봉사자들이 정해진 봉사 시간을 채우지 않고 먼저 자리를 떠난 부분은 사실”이라며 “의혹을 받는 봉사자 들이 봉사활동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잘못 적립된 시간들은 정정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봉사활동 시간 엄수 및 엄정한 확인을 통해 잘못된 것들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통장 선출 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며 평가 항목 등 관계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