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방직·요양병원 임대차 갈등 환자들 고통 전남방직, 계약 만료 요양병원에 ‘식당 폐쇄’ 집행 전전세 계약으로 피해…“환자 320명 도시락” 호소 광주시 “민간개발사업이지만 중재에 최선 다했다” 오복 기자

2022년 01월 06일(목) 20:49

지난해 6월 28일 오전 광주 북구 임동 옛 전남방직 공장 앞에서 세입자들이 강제집행을 거부하며 출입문을 가로막고 있다. /사진출처=광주매일신문DB

전남방직과 임대차 계약이 끝난 요양병원 간의 이전 갈등으로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요양병원 내의 조리도구·식기류 등을 수거해 사실상 식당이 폐쇄됐고 병원에 입원한 중증환자 150명을 포함한 환자 320명이 삼시세끼를 도시락으로 때우는 상황에 이르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남방직은 지난 2020년 6월자로 임대차 계약이 끝난 요양병원과의 수차례 이전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하지 못했고, 지난해 12월 29일 강제집행을 실시했다.

당시 진행된 강제집행에서는 100여명의 인원이 병원 화단을 차량으로 진입해 직원, 환자들과 마찰을 빚었다.

조리기구·식기류를 전체 수거해 식당은 현재 텅텅 비어있는 상태다.

앞서 전남·일신방직은 2020년 4월 공장부지에 대한 도시개발사업 인허가권을 광주시에 요청했다.

이 사업은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략적 중심상업지로 신·구도심의 균형발전을 위한 공공형 재개발을 주제로 한 민간개발사업이다.

전남방직 부지에 위치한 해당 요양병원은 2018년 대표가 바뀌면서 모든 계약내용을 그대로 위임받았다.

권리금을 지불하고 인수한 요양병원 측은 전전세 임대 피해에 대해 지원을 요청했으나, 전남방직은 지난해 1월 명도소송으로 해당 건에 승소해 피해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병원에는 암환자를 포함한 중증 환자만 150명이다. 각기 병세에 따라 영양사의 식단에 맞춰 배급되야 하는 식사가 일회용 도시락으로 대체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암환자는 죽을 먹어야 하는데 조리도구를 전부 수거해 따뜻하게 데워 줄 수 없어 가슴아프다”고 호소했다.

이어 “법원에 항소하지 않은 이유는 병원 이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지를 계속 알아보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이 올라 만만치 않다. 시간이 필요한 사안에 환자를 볼모로 잡는다면 너무 부당한 것 아니냐”고 절박함을 표현했다.

요양병원은 지난달 27일 광주시를 통해 이전 구체화 계획서를 전남방직에 전달했다.

전남방직 관계자는 “법원에서 판결이 난 사안이고, 위임받은 변호사의 합의하에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20년 내용증명을 계속 보냈고 지난해는 3월부터 3개월 간격으로 기간을 줬다”며 “부동산 임대차계약에 의해 정당하게 명도소송에서 승소했는데 환자를 볼모로 잡은건 병원측이다. 인도적 차원에서 병원 진료 등이 가능하게 배려했으며, 향후 절차를 계속 밟을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민간개발사업으로 관여할 사항이 아님에도 중재를 위해 4월부터 10회에 거쳐 회의 등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