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국가대표’ 오예진, ‘올림픽 금메달 산실’ 광주여대에 ‘둥지’ “광주 여자양궁 올림픽 金 계보 잇겠다” 오래전부터 꿈꿔온 목표…산이 언니와 한팀, 선수로서 영광 양궁 국가대표 동계훈련 박차, 올해 아시안게임 나가고 싶어 박희중 기자

2022년 01월 09일(일) 19:10

올해 광주여대에 입학한 ‘여고생 국가대표’ 오예진이 지난 8일 광주여대 양궁장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여자양궁 올림픽 금메달 계보를 잇고 싶어요.”

세계랭킹 1위 안산에 이어 한국 여자양궁 주역으로 떠오른 ‘여고생 국가대표’ 오예진(19·울산스포츠과학고)이 광주여대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7일 광주여대 양궁장에서 만난 오예진은 “3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양궁 명문’ 광주여대 입학은 오래전부터 꿈꿔온 목표였다”며 “3일 선수단에 합류한 이후 훈련시설이나 팀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밝혔다.

오예진의 광주여대 입학은 김성은 광주여대 감독과의 짧지만 강한 인연도 한몫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기보배, 최미선, 안산을 발굴, 조련한 김 감독은 대통령기 전국양궁대회 참가차 광주여대에서 훈련하는 고등학교 2학년 오예진의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했다.

일찌감치 가능성을 눈여겨 본 김 감독은 당시 지도하던 코치에게 ‘예진이가 당장 좋은 성적을 못 내더라도 광주여대에서 꼭 받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광주여대 진학을 내심 바랐던 코치선생님과 예진이의 희망이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를 맺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오예진은 왜소한 체격에 중학교 시절까지 평범한 선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학교 진학 이후 매년 키가 10㎝ 성장하며 근력과 체격이 갖춰지면서부터 전국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시작했고, 점차 선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여기에는 낙천적이면서 대범한 성격도 한몫했다. 실수를 하더라도 쉽게 털어내며 자신만의 루틴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것이 성장 동력이자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러한 강점이 빛을 발하며 고등학교 2학년 때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 랭킹 1위 안산, 여자대학부 톱 랭커 김민서에 이어 국가대표 오예진이 가세하며 역대 최강 전력을 갖춘 광주여대 양궁부. 왼쪽부터 김성은 감독, 박나윤, 김민서, 안산, 김정윤, 오예진, 최예진

지난해에는 대통령기 전국 양궁대회 4관왕, 전국체전 2관왕이라는 국내대회 성과는 물론, 국가대표로 첫 출전한 국제대회인 아시아양궁선수권대회에서는 유수정(현대백화점)·임해진(대전시체육회)과 팀을 이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5위로 통과한 그는 9일부터 진천 선수촌에서 진행되는 국가대표 양궁 동계훈련에 참가해 경기력을 끌어올린다.

오예진은 “항상 초심으로 하나하나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며 “아시안게임이라는 눈앞의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팀 동료이자 우상인 안산은 선의의 경쟁자이자 넘어야할 산이다.

오예진은 “선수단에 합류하고 평소 존경했던 산이 언니와 많은 대화도 나눴다”며 “산이 언니의 장점인 대범함과 집중력을 가까이서 보고 배울 수 있어 선수로서 기쁘다”고 말했다.

미완의 대기를 발굴한 김 감독은 “큰 경기에 강한 예진이는 올림픽라운드에 최적화된 선수”라며 “속사 능력이 탁월하고, 기초가 탄탄한 만큼 단점으로 꼽히는 체력만 끌어올린다면 올해 아시안게임은 물론 2024 파리올림픽까지 충분히 노려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랭킹 1위 안산, 여자대학부 톱랭커 김민서에 오예진까지 가세한 광주여대 양궁팀은 올해 대학부는 물론, 실업팀까지도 경계하는 강팀으로 부상했다.

김 감독은 “(최)미선(순천시청)이가 광주여대 재학시절 각종 국내대회를 석권하며 최고의 팀으로 명성이 높았다”며 “안산, 김민서, 오예진이 포진한 올해는 국내대회 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광주여대의 이름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양궁의 역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