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壬寅年 새해설계]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지역민과 세계로 나아가는 비엔날레 만들 것” 인력 보강·조직 정비 통해 일하는 조직 문화 조성 박차 이숙경 예술감독 선임 등 14회 광주비엔날레 준비 만전 ‘광주성’ 바탕으로 동시대 미술·문화 새로운 담론 제시도 최명진 기자

2022년 01월 10일(월) 19:06

“비엔날레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미술사, 더 나아가 세계 문화사에 기록될 만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광주비엔날레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10일 신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취임 약 4개월을 맞은 박 대표이사는 노사화합의 기틀을 다지고 일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해 8월26일 사명감을 안고 친정 같은 광주비엔날레로 다시 오게 됐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리 조직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돌아왔습니다. 광주 시민들의 자부심이자 광주와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견인하는 광주비엔날레의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어 그는 “공개 채용을 통해 필요 인력을 순차적으로 보강하는 등 조직 체계를 정비하는 일에 역점을 두고 업무를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매월 첫 번째 수요일 전 직원과 현안을 공유하는 월례회를 진행하고, 노사화합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광주비엔날레 노조와 수차례 면담을 가지는 등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시민, 언론인, 교수, 경제인, 전문가 등 각계각층 21명으로 꾸려진 미래혁신위원회를 발족, 지속가능한 광주비엔날레 발전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는 일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광주비엔날레는 새해를 맞아 주요 역점과제인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준비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다.

내년 4월7일부터 7월9일까지 94일간 역대 최장으로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는 국제 규모의 고품격 전시를 보다 많은 관객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지난달에는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이끌어갈 이숙경 예술총감독이 선임됐다.

“전시 기획의 짜임새, 실행 가능성, 지역성과 세계성의 조화 측면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이숙경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가 선임됐습니다. 광주비엔날레의 한국인 예술총감독은 2006년 김홍희 예술총감독 이후 15여 년 만입니다. 28년 간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큐레이터로 입지를 구축해온 이 예술총감독은 14년 동안 테이트에서 근무해온 경력 기반의 탄탄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대규모 전시 기획 및 실행력 등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그의 큐레이팅 이력과 비서구권의 담론을 발신해온 광주비엔날레의 비전 및 정체성이 맞물리면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더욱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박 대표이사는 국제적인 비엔날레 상황을 진단하면서 광주비엔날레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150여 개의 비엔날레가 존재합니다. 우후죽순 생겨난 비엔날레라는 이름을 가진 전시회들이 과연 비엔날레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합니다. 더구나 코로나 위기를 맞으면서 이같은 도전은 더 절박해졌습니다. 1995년 창설돼 세계 5대 비엔날레로 손꼽히는 광주비엔날레는 내외로부터 다가오는 만만찮은 위기들과 마주하며 이를 헤쳐나가야 할 엄중한 책무를 안게 됐습니다. 동시대 미술, 나아가 문화에 새로운 담론을 제시할 수 없다면 그건 이미 비엔날레가 아닐 것입니다. 이제 비엔날레는 본연의 철학과 의미를 회복할 때이며 광주비엔날레가 선봉이 돼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를 세계를 아우르는 국제 비엔날레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엔날레는 이 세상을 더 없이 아름답고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는 이 지역 광주의 위상은 물론 우리 광주 시민들의 자부심을 높여줍니다. 광주비엔날레가 광주 시민들에게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역과 함께 세계로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광주성을 바탕으로 독보적 고유성을 간직한 국제 비엔날레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