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문턱 낮추는 ‘공유주방’이 뜬다 식약처 ‘공유주방 제도’ 본격 시행…광주에 10곳 오픈 보증금·임대료 등 비용 부담 줄어 청년 등 창업자 관심 양시원 기자

2022년 01월 11일(화) 20:07

11일 오전 방문한 광주지역 한 ‘공유주방’에는 수도 시설은 물론 냉장고, 화덕 등 요식업 창업에 필요한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다.

‘공유주방’을 아시나요?

공유주방은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한 새로운 영업형태로, 조리 시설이 갖춰진 주방을 여러 영업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공간을 말한다.

때문에 음식업 등 창업 시 필요한 공간과 이에 따른 보증금 및 임대료, 시설비 부담을 확 낮출 수 있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창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3일 기존 규제 샌드박스로 시범 운영되던 공유주방에 대해 법적근거를 마련, ‘공유주방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힘에 따라 광주에서만 잇달아 10곳이 문을 열고 운영 중에 있다.

11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한 공유주방 업체. 1-2층 120평 규모의 내부가 11곳으로 나눠져 있다. 각 공간은 5평 정도며 공유주방에 입점한 요식업체 창업자들이 점심시간에 몰려드는 배달 대행을 소화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곳에 입점한 창업자들은 20-30대 신규 창업자부터 2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진 베테랑까지 다양하다.

이 중 1년 간의 창업 준비를 마치고 두 달 전 입주한 김모(32)씨는 상대적으로 적은 임대료 등 저렴한 창업비용을 공유주방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김씨는 “기본적으로 필요한 조리기구와 후드·도시가스 등 모든 시설이 완비돼 있어 보증금 350만원과 월 임대료 60만원을 포함해 700만원-1천만원 정도의 소규모 자본이 창업에 들어갔다”며 “이곳에서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아 테이블이 있는 오프라인 매장도 도전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폐업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도 초보 창업자들의 창업 문턱을 낮춰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물 임대 시 시설 및 장비 등을 업종에 맞춰 제작·구매하고 폐업 시 이를 원상태로 복원해야 하는데, 이 또한 금전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반면 공유주방에 입점한 경우 폐업 시 그 같은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입주한 업체들끼리 원활한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입주 업체가 모두 같은 업종이고 입주 창업자 중에는 요식업 업력이 20년이 넘는 숙련자도 있어 서로 조언을 해주는 데다 신제품 테스터 등의 역할도 해줘 완성도 높은 제품이 나오고 이에 따라 폐업률도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밖에 배달 대행사 이용 시 납부하는 월 10만원 꼴의 관리비도 여러 업체가 한 곳에 있어 면제된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공유 주방 관계자는 “초보 창업자는 물론 경력자들도 입주 문의를 많이 한다”며 “저렴한 초기 자본과 큰 부담이 없어 창업에 도전하기에 좋고 동시에 각자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의 ‘광주시 청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광주시 전체 등록사업체 26만3천290곳 중 숙박·음식점업은 2만7천125곳으로 전체 중 10.3%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청년(19-39세)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7천995곳으로 전체 숙박 및 음식업 중 29.4% 정도를 점유한다. 이는 정보통신업(31.1%)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