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층 아파트 신축현장 외벽 붕괴…6명 연락두절 서구 화정동…39층 옥상서 콘크리트 타설 중 ‘와르르’ 시공업체 지난해 학동 재개발 사고 HDC 현대산업개발 ‘광주참사 방지법’ 국회 통과 날 사고…‘안전불감증’ 여전 안재영 기자

2022년 01월 11일(화) 20:50

붕괴 현장 아수라장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고층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외벽 울타리 너머 주차 차량 등이 건축 잔해물로 파손됐다./김영근 기자

‘광주참사 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된 11일 광주 서구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날 아파트 신축현장 시공사가 지난해 붕괴된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을 담당한 HDC 현대산업개발로 알려지면서 비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9일 철거 건물 붕괴 중 사망 9명, 부상 8명 등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참사 현장에서도 아파트 건축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광주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공사 현장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한쪽 외벽 등 구조물이 붕괴됐다.

사고 당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위해 건물 상층부에 있던 작업자들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3명이 자력으로 대피하고 3명이 구조됐다.

1명은 1층 공사를 하다가 잔해물이 덮치며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고 현장에서 떨어진 구조물이 인근에 주차된 차들을 덮쳐 차량 10여대가 매몰됐다.

하지만 경찰과 광주시소방본부 등이 사고 직후 현장 작업자 안전 여부를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6명이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구조물이 붕괴한 동의 28-31층에서 창호 공사 작업 등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호익 광주 서부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이날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사고 현장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 23-34층 외벽이 붕괴했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에는 소방대원 75명과 경찰관 30명, 공무원 등 관계자 25명이 투입됐다.

현장은 추가 붕괴 우려 탓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우려에 따라 안전진단을 한 뒤 구조 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해당 아파트는 오는 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외벽 붕괴로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허가권자의 해체 공사 현장 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동 참사 방지법’으로 불리는 건축물 관리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특히 해체 공사 현장 점검을 의무화하는 등 학동 참사와 같은 비극을 방지하려고 했지만 같은 날 붕괴 사고로 법률안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