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정동 아파트 붕괴]실종자 가족들 “산 사람도 얼어 죽을 추위에…속이 탄다” 수색·구조 진척없어…“직접 찾고 싶어” 안재영 기자 |
| 2022년 01월 12일(수)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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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외벽 붕괴 현장 인근에 마련된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고 있는 천막에선 탄식이 새어나왔다.
실종자 가족 대부분 전날부터 현장에서 가족들의 소식만 간절히 기다렸으나 사고 발생 이후 20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 수색·구조에 진척이 없고 당국이 내놓은 답변도 수차례 같은 말만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6시30분께 제부의 실종 소식을 들었다던 한 여성은 “아무런 정신이 없다”며 혼이 빠진 얼굴로 “너무 답답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삼촌의 실종 소식을 듣고 사고로 인한 회복 중에도 급하게 달려왔다는 한 남성은 “가족들에게 아무런 언급도 없는 이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 계속 기다리라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오전 현장 대책 회의에 참석한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구조작업 재개를 촉구했다.
그러나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답변이 돌아오면서 한 남성은 “사고가 난 지 16시간이 지났다. 산 사람도 얼어죽겠다”고 개탄했다.
다른 여성은 “언제까지 시간만 보내고 있냐. 날이 샜으니 빨리 수색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시장은 “추가 붕괴를 막고 연락이 두절된 여섯 분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소방공무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전문가 등이 들어가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남성은 “속이 타들어가 죽겠다. 오죽했으면 직접 사고 현장을 빙 돌아가서 눈으로 보고 왔겠냐”며 진척 없는 상황을 한탄했다. 이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느니 직접 들어가고 싶다. 후레쉬라도 들고 들어가 직접 찾을테니 들여보내 달라고 어제부터 요청했다”고 말하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오전 9시57분께 전날 발생한 붕괴 사고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HDC 현대산업개발 측에 대한 분노도 이어졌다.
한 남성은 “시공사 사장이라는 사람이 우리를 보고 그냥 지나쳤다. 화를 내고 항의를 하니 그제서야 와서 읍소하고 돌아갔다”며 분개했다.
이렇듯 실종자 가족들은 한시라도 빨리 수색이 이뤄져 가족들의 생사 여부라도 들을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가운데 서구 기초의원들의 적절치 못한 행동이 눈총을 샀다.
일부 의원들은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부스에 들어와 “A구 B의원입니다. 불편한 것 있으시면 말해 달라”고 명함을 건냈다.
이에 한 가족은 “위로도 도움도 되지 않으니 차라리 가만히 있으면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께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201동 39층 옥상 타설작업 중 23-38층 바닥과 외벽·바닥체 등이 무너져 내리면서 이 사고로 작업자 6명이 연락두절된 상태다. 실종자 가족들이 자체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실리콘 작업 3명, 소방설비 업무 2명, 배관업무 1명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추정된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