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8일째]“살인기업 퇴출·실종자 구조 집중하라”…국민청원 빗발 실종자 가족·예비 입주자 현대산업개발 미온적 태도 규탄 장연주 시의원 “살인기업” vs 현산 직원 “부실기업 아냐” 안재영 기자

2022년 01월 18일(화) 22:04

사진=김애리 기자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 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각계각층에서 현대산업개발 측의 미온적 태도를 규탄하는 각종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에 따르면 전날 정의당 장연주 광주시의원은 ‘살인기업! 현대산업개발 영구 퇴출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학동 참사에 이어 또 대형 사고를 낸 책임을 물어 퇴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장 의원은 “정부가 나서서 살인기업 퇴출이라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즉각 행사해야 한다”며 “정부가 살인기업에게 시민이 살 주택을 계속 짓게 내버려둔다면 살인방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한 실종자 가족은 ‘현대산업은 광주 실종자 구조에 집중하라’는 제목으로 청원을 제기했다.

청원인은 “현대산업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구조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필요한 안전망 설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수색환경이 안전하다는 이유로 애꿎은 소방관만 등떠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해체 크레인 투입 날짜가 미뤄지고 있어 현대산업개발의 숨겨진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현대산업은 실종자 수색 작업보다 부실공사 해명과 책임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만 급급하다”며 “실종자 가족들은 모두 힘없는 시민, 국민이다. 조속히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소방관분들의 안전확보에 힘써 저 추운 곳에서 하루 빨리 가족이 나올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화정 아이파크 2단지 예비 입주자라고 밝힌 작성자가 ‘현대산업개발의 대형로펌 선임’에 분개한다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너무나도 화가 난다. 어떠한 입장과 사과도 없이 뭘 대비하고자 대형로펌을 선임한거냐”며 “학동4구역 재개발 철거사고로 현대산업개발이 더욱 더 안전에 신경 쓸거라 믿었는데 슬픔과 원통함에 가슴이 미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무너져 내리는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들을 보면서 ‘내 아이들과 저곳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며 “안전진단 결과와 상관없이 안전 불감증을 느끼지 않게 몇 년이 더 걸려도 되니 일벌백계 차원에서 전면 철거 후 재건축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과 예비 입주자가 작성한 청원에는 각각 1만7천여명과 2만여명이 동의했으나 청와대 공식 답변을 위한 기준인 ‘20만명’에 못 미치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편, 자신을 ‘HDC 현대산업개발 건축직 직원’이라 밝힌 작성자의 청원도 등장했다.

그는 “붕괴원인에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 했을 거라 공감하지만 주된 원인이 무엇일지 저도 매우 궁금하다”며 “설령 부실시공이라면 책임 통감 하에 철거 및 재시공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아이파크 현장이 그렇지 않다”며 “입주할 예정이신 분들께 HDC현대산업개발은 언론에 보도된 만큼 부실기업이 아닌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것 말씀 드리고 싶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