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수 개인전 ‘아 매화불(梅花佛)’…2월1일부터 통도사 성보전 자연 숨결 담은 梅香속으로… 최명진 기자

2022년 01월 20일(목) 19:23

김양수 作 ‘아 매화불이다’

통도사 뜨락에도 홍매화 피겠다/일휴의 매화도 덩달아 피겠다/인연있는 이들은 부처를 보겠다/ 아 매화불이다

매화는 예로부터 겨울바람이 매서운 시기부터 꽃을 피워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 不賣香)라는 시는 퇴계 이황 선생의 좌우명으로도 유명하다. 일제강점기 시대 저항의지를 품고 민족정신을 노래하는 이육사의 ‘광야’ 중 ‘지금 눈 내리고/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라는 구절에서도 매화의 고매한 정신이 담겨있다.

코로나19로 인간사회의 단절이 3년째 이어지는 봄을 기다리며 이처럼 의미있는 ‘매화’를 소재로 한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끈다.

진도 출신 한국화가 김양수 개인전이 오는 2월1일부터 24일까지 경남 양산 통도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매화(梅花)를 주제로 한 그림전이다. 고향 진도에 귀향한 이래 그려온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10호 소품에서부터 400호 대작에 이르는 매화 그림이다.

작가는 신성한 자연과 생명에 녹아내린 정신성을 한 줄의 맑은 시처럼 화폭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신성한 숨결을 함축된 은유로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이는 감성의 교감을 통해 사유의 소통을 추구하려는 깊은 작가 의식으로부터 비롯됐다.

김 작가의 그림은 시와 함께 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오랜 시간 자연을 소재로 한국화를 그려온 작가는 시 활동도 함께 해오고 있다. 첫 시집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부터 ‘고요를 본다’, ‘함께 걸어요 그 꽃길’, ‘새별 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 등의 시화집을 펴낸 바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의식이 녹아내린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표현을 넘어 소리가 들려오고 향기가 느껴지며, 자연의 숨결이 만져지는 겹겹의 승화된 의식이 응축돼있다.

한편, 김양수 화가는 고향 진도에 내려와 화실 ‘적염산방’을 짓고 그 곳에서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