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정아이파크 붕괴]무단 설계 변경…하중 보강 조치 소홀 禍 키웠다 무지보 공법이지만 슬래브 두께 따라 동바리 설치 필요 안재영 기자 |
| 2022년 01월 23일(일)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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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동바리)를 두지 않아도 되는 ‘무지보(데크 플레이트·Deck plate)공법’을 사용했더라도 하중을 버티기 위한 보강 조치가 필요하지만 이를 소홀히 한 탓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
해당 정황들로 현대산업개발의 과실이 입증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1일 붕괴가 시작된 39층 바닥(피트층 천장)은 당초 승인받은 재래식 거푸집이 아닌 일체형 거푸집, 데크 플레이트가 사용됐다.
데크 플레이트는 무지보 공법에 사용되는 특수 거푸집으로 밑에 동바리를 받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두꺼운 슬래브의 경우 하중을 견디기 위한 동바리 설치 및 보강 조치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무지보 공법이라고 해서 두께와 상관없이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며 “35㎝ 두께 정도의 두꺼운 콘크리트를 타설할 경우 그 무게를 견디기 위한 보강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로 지어지던 탓에 그 하중이 고스란히 목재 가설보로 전달되면서 이를 견딜 수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게를 견디기 위해선 데크 플레이트 아래에도 보강조치가 이뤄져야 했지만 공개된 사진과 자료들을 보면 목재 가설보 아래에만 동바리가 일부 설치된 것으로 확인된다.
무지보 공법을 적용, 데크 플레이트 아래에 추가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목재 가설보에 보강 조치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당 조치들이 미흡한 걸로 추정되는 가운데 사고 직전 영상에서 ‘두둑’하며 무언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는 목재 가설보가 하중을 견디다 못해 부러지면서 난 소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39층 바닥 면 슬래브 두께를 15cm로 타설하겠다고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콘크리트 타설 작업자들의 진술과 설계도에 따르면 타설 작업은 35㎝ 두께로 진행됐지만 작업 변경과 관련해 서구청은 어떠한 설명도, 승인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작업 변경과 관련해 하중을 고려한 안전 보강 계획 등이 검토조차 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부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걸로 추정된다”며 “그렇다면 당초부터 안전 계획 조치가 없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경찰은 데크 플레이트 시공 과정에서 발생한 하중이 붕괴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안전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며 납품 업체를 압수수색 하는 등 제품의 하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안전전문가인 광주대 건축학부 송창영 교수는 “옥상층 슬래브 두께가 당초보다 2.5배 가량 두꺼워지면 타설하는 콘크리트 양도 늘어 시공 하중이 설계하중을 초과한다”며 “여기에 하중을 분산할 지지대까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 부실시공까지 겹쳐 붕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