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2022년 01월 27일(목) 18:39

신축 아파트 붕괴로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비난 여론이 폭발한 광주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주목받고 있다. 광주시는 사업장과 공중이용시설의 안전과 보건 확보 의무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보고회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경각심 고취를 위해 1억원 이상 공공·민간 공사장에 대해 긴급 점검을 벌이고 있으며 부적합 사례가 드러나면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광주경찰청은 2월 초 경찰 인사 발령에 맞춰 강력범죄수사대 산하에 ‘안전전문수사팀’을 신설하는데, 이번 사고가 ‘제1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광주 경찰은 그동안 수사본부를 꾸려 89명의 인력을 투입해왔다. 앞으로 현산 본사의 관계자 과실이나 책임 규명은 물론, 이 과정에서 원청의 연관성까지 어떻게 밝혀낼지 관심을 모은다.

참혹한 후진국형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근로자들이 일터에서 숱하게 희생되는 배경에는 안전 불감증이 우선 꼽힌다.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사전 예방조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산재 공화국’ 이라고 하겠나. 경영계의 반발 등 우여곡절 끝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첫 발을 뗐다. 그러나 국내 사업장 중 5인 미만이 80%, 50인 미만이 98%인 사정을 고려할 때 당장 사각지대가 많고 처벌과 면책에 대한 명확한 판단 기준과 구체적인 사례가 제시되지 않은 만큼 보완 입법의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현장에서의 혼란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니,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법률의 제정은 예방에 그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실효성을 더욱 높여야 하는 것이다. 기업들도 안전·보건 책임부터 강화해야 한다. 과잉 처벌, 경영 위축 등의 이유로 반대하는 것,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하다 죽지 않는 노동 환경을 만드는 게 먼저다.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지자체가 힘을 합해 산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