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특명 “설 연휴 호남 민심을 잡아라” 수도권 호남 향우 표심에 큰 영향…여·야 승부수 이재명, 이낙연 함께 공동 유세 압도적 지지 호소 윤석열, 손 편지로 감성적 접근…'홍보 문법' 파괴 김진수 기자

2022년 01월 27일(목) 21:23

대선 승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설 연휴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호남정치 1번지’ 광주에서 호남 민심잡기에 나섰다. 이날 오후 북구 우산동 말바우시장을 방문한 이 후보가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간 박빙의 승부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호남 향우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칠 설 연휴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승부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광주·전남 지지율의 90% 이상을, 윤석열 후보는 20% 이상을 득표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설정한 상태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실제 이 후보가 광주·전남 지지율의 90% 이상을 가져간다면 수도권 호남향우들의 표심을 자극하면서 살얼음판 경쟁의 ‘숨은 한방’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와 달리 만약 윤 후보가 광주·전남에서 20% 이상의 득표를 이뤄낸다면 차기 대선은 보나마나 국민의힘 승리로 귀결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이재명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광주 충장로에서 공동 유세를 펼치고 거듭 화끈하고 압도적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함께 선거 운동을 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육체적 생명을 준 것은 저의 어머니지만, 광주는 저에게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면서 “그래서 저는 광주가 낳은 사회적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영호남 간 격차를 언급하며 “박정희 정권이 자기 통치 구도를 안전하게 만든다고 경상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전라도는 일부 소외시켜서 싸움시킨 결과란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호남소외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공동유세에 나선 이낙연 전 대표는 “이번 대선이 어딘가 혼탁하고 몹시 무거운 선거가 돼서 저희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그 점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며 “이번에 여러분은 민주당이 한 번 더 국정을 책임져주도록 선택해주시길 바란다”며 이 후보에 대한압도적 지지를 당부했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방문해 “중대 재해사고를 반복해 일으키는 기업들은 더 이상 그런 위험한 기업 활동을 못 하도록 건설 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 현장 주변을 돌아본 뒤 피해자·실종자 가족 약 10명과 50분 가까이 비공개 면담을 이어갔다. 또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에 “이 같은 사고의 방지 대책, 책임 규명, 보상 등 관련된 모든 사안을 챙기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전날인 26일에도 이례적으로 광주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인 송영길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선대위 회의를 열고 지지세 결집에 나섰다. 이들도 역시 아파트 붕괴사고 실종자 가족 등을 만나 위로를 전하는 등 호남민심 다독이기에 정성을 기울였다.

윤석열 후보가 230만 모든 호남 가구에 보낸 손편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설 연휴에 맞춰 호남지역 230만 모든 가구에 친필 손 편지를 우편 발송하는 등 감성적 접근에 나서고 있다.

이번 손 편지는 용지부터 구성, 형식, 내용까지 기존 선거 홍보물의 ‘문법’을 파괴했다는 것이 국민의힘 측의 설명이다.

윤 후보는 편지에서 “호남의 고민은 독재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넘어 산업과 일자리,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망라하고 있다”며 “저는 5월 광주에 대한 보수 정당의 과오를 반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호남의 미래를 함께 걷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 제게 주는 한표 한표가 호남을 발전시킬 책임과 권한을 제게 위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호남의 미래 세대가 지역을 떠나 일자리를 찾지 않아도 되도록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을 진흥하겠다”며 각종 호남지역 공약들로 편지지 절반을 채웠다.

윤 후보는 그동안 재경광주·전남향우회를 비롯해 호남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제가 대통령 되면 호남 홀대론이라는 말이 절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호남은 역사 고비 고비마다 시대가 나아가는 길을 밝히는 선구자 역할을 했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의 엄청난 공로를 했다”고 강조해 왔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여수가 고향인 부인 김미경 교수를 축으로 하는 전략을 가동 중이다. 실제 김 교수는 곧 있을 TV토론에 집중하는 안 후보를 돕기 위해 지난 26일 권은희 원내대표와 함께 광주 아파트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과 전통시장을 찾는 등 민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지난 24일 진행된 광주매일신문-한국지역언론인클럽 토론회를 통해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는 등 호남 표심을 얻기 위한 지역공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