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러브콜, 대선 후보들의 분주했던 설

2022년 02월 02일(수) 19:44

대선 직전의 설 명절, 후보와 정당들은 호남을 잡기 위해 각별하게 공을 쏟았다. 수도권 표심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승부처에서 압도적 지지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 혼전을 벌이는 초박빙의 판세에서 변곡점 삼아 확실한 1위로 도약하고자 계산을 했을 터였다.

이 후보는 연휴 시작 직전에 전격적으로 광주를 찾아 텃밭 단속에 나섰다. 경기도를 순회하기로 한 계획을 급히 틀 정도로 ‘집토끼’ 챙기기에 매진했다. 이 후보는 ‘5·18 정신’의 헌법 명문화와 군 공항 이전 적극 지원 등 지역 숙원이 담긴 공약을 냈다.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충장로에서는 즉석연설을 통해 “육체적 생명을 준 것은 저의 어머니지만, 광주는 저에게 사회적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사회적 어머니”라면서 “그래서 저는 광주가 낳은 사회적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손글씨로 쓴 편지를 호남지역 230만 가구에 발송했다. 공직선거법상 발송 가능한 예비 후보자 홍보물 수량 전체(전체 세대수의 10%)를 모두 보낸 것으로 감성적인 구애다. 윤 후보는 “호남에서 제게 주는 한표 한표가 호남을 발전시킬 책임과 권한을 제게 위임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각고의 노력을 하겠다”며 “미래 세대가 지역을 떠나 일자리를 찾지 않아도 되도록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을 진흥하겠다”고 적었다.

정치권의 승부수가 던져졌다. 이 후보는 득표율 90% 이상을, 윤 후보는 20%대를 목표로 삼았다. 코로나19로 동선을 최소화할 수 밖에 없었지만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집중한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 당원, 지지 조직까지 망라된 총력전이었다. 양당은 호남이 예전 같지 않다는 데 공감한다. 특히 2030 청년의 지지가 움직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 진영도 틈새 공략에 분주했다.

한 달여 앞, 대선의 성패를 가를 호남의 선택은 어디로 쏠릴까. 당장에 연휴 직전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5월 대선을 통해 인수위원회 없이 탄생했으며 이번 20대부터 3월(9일) 대선으로 바뀌었다. 선거 직전 설 명절이 바로 민심의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곧 성적표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