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파크 붕괴 24일째]28층 콘크리트 일부 추락…수색현장 여전히 ‘위험천만’ 이상징후 사전 파악 구조대 신속 대피 인명 피해 없어 수색 중단·안전시스템 강화…피해자 가족협 “안전” 당부 안재영 기자

2022년 02월 02일(수) 20:11

2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건물에 매달려 있던 26t 규모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낙하되기 전 매달려 있던 콘크리트 구조물의 모습(왼쪽)과 이날 이 구조물이 떨어져 일부가 건물에 위태롭게 걸쳐 있는 모습./연합뉴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발생 23일째인 2일, 201동 28층 외벽에 매달려있던 26t가량의 구조물 잔해 일부가 낙하하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현장 대원들의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는 현장의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 수색작업을 일시 중단하고 안전시스템 강화에 나선다.

중수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7분께 28층 건물 외벽에 매달려 있던 대형 콘크리트 잔해가 낙하했다.

일부는 지상층으로 떨어졌으며 대형 콘크리트는 현재 22층에 걸쳐있는 상태다.

이날 낙하 발생 전 무너진 지역과 동일한 수평면인 28층 2호 부분에선 잔해물 제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낙하 당시 건물 내에는 소방 구조대원 33명과 현대산업개발 근로자 119명이 있었으며 낙하가 발생한 1호 라인 인근에선 9명이 위치했던 걸로 파악됐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한 위태로운 상황이었으나 수색 작업 전 사전 점검에서 이상 징후를 파악했고 해당 사실을 무전으로 전달해 관계자들은 건물 내 가장 안전한 부분인 코어(계단)로 피신할 수 있었다.

이후 건물 하층부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중수본 등이 8㎜ 두께 와이어 30가닥으로 콘크리트 더미와 건물을 결박해 낙하물이 외부로 떨어지지 않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본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지만 작업 속도를 내기 위해 투입된 중장비에서 발생한 진동 등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 관측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사고현장이 얼마나 위험한지 파악할 수 있었다”며 “모든 작업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안전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건물 서측 방면에 폐쇄회로(CC)TV가 추가 설치되며 24시간 동안 외벽 상태를 관측한다.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고자 상가 측 도로 역시 전면 폐쇄되며 출입로도 서측에서 동쪽으로 변경된다.

낙하 사고로 중단된 수색 작업은 안전진단과 안전보강 작업이 끝난 후 재개될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붕괴 피해자가족협의회는 안전사고 예방과 구조대원의 안전을 당부했다.

협의회 대표 안모씨는 “텐트에서 나오니까 현장 주변은 이미 먼지로 자욱했다”며 “소리도 건물 붕괴 영상과 비슷해 상당히 놀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작업대원분들이 계신 곳이 무너진 게 아니라 안도했다.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다”며 “시일도 기다릴 수 있으니 구조 속도를 내기 위한 욕심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46분께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건물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 6명이 실종됐다.

이날까지 실종됐던 6명의 피해자 중 2명이 숨진 채 수습됐고, 1명은 27층에서 신체 일부가 발견됐으나 잔해물에 매몰돼 있어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지만 지난 1일 중수본은 이들이 27-29층 2호 라인 한 곳에 매몰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