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추락 징후 포착했지만…주민 대피령 없어 인근 주민, 상황 공유 못 받아 혼비백산 자력 대피 안재영 기자

2022년 02월 02일(수) 20:11

“사고 위험이 있으면 주민들에게도 알려줘야지 지난 대피령 때도 그러더니 달라진 게 뭡니까?”

2일 오전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잔해 낙하와 관련해 당국이 해당 전조를 미리 인지했음에도 불구, 인근 주민들에게 상황을 전파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오전 8시4분께부터 ‘삐그덕’ 소리가 흘러 나오면서 이상 징후가 포착됐다.

해당 징조와 관련, 현장 내부에 위험을 알리는 사이렌이 지속적으로 울려 관계자들은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에겐 별다른 상황 전달이 되지 않아 이들은 자체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피신해야만 했다.

주민들이 자력으로 대피한 주상복합건물은 낙하물이 떨어진 201동과 5m 채 되지 않게 위치한 탓에 여전히 적잖은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 주민들은 낙하 사고 발생 전 어떠한 안내 사항도 전달 받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한 주민은 “밖에서 큰 소리가 들려 무슨 상황인지 몰라도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느껴 무작정 달려 나왔다”며 당시 긴박했던 심정을 전했다.

이어 “건물 밖으로 나오니 먼지가 자욱해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아 ‘무슨 일이 있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민들에 따르면 사고 발생 후 1시간40분께가 지난 뒤에야 상황 등이 담긴 문자가 전달됐다.

해당 조치를 두고 주민들은 이들을 위한 안전 대책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민 김모(52)씨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가 직접 확인에 나서는 게 말이 되냐”며 “붕괴사고 이후 가슴을 졸인 채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긴급 안전망 등이 구축됐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고 위험을 미리 확인한 건 맞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한 탓에 주민들에게 미리 해당 상황을 공유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