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지막날 광주송정역·버스터미널 풍경]‘양손 가득 부모님 情’…아쉬운 귀경객 ‘나홀로 귀경객’ 대다수…가족 배웅도 소수만 “다음 명절땐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할 수 있길” 오복 기자·김다인 수습기자

2022년 02월 02일(수) 20:11

고향의 ‘情’ 안고 일상으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오전 코로나19 확산으로 조용한 명절을 보낸 귀경객들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광주송정역에서 서울과 수도권으로 향하는 열차에 오르고 있다./김애리 기자

설 연휴 마지막 날,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뜻 깊은 시간을 보낸 귀경객들이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 준비에 분주했다.

2일 오전 광주 송정역에는 양손 가득 부모님의 정성을 짊어진 막바지 귀경객들이 속속 도착했다.

하지만 주말과 이어져 다소 길었던 연휴에도 예전 같은 ‘귀경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귀경행렬로 북적였을 역에는 가족단위 시민은 눈에 띄지 않았고, 대체로 양손에 짐을 든 ‘나홀로 귀경객’과 소수의 시민만이 가족을 바래다주는 모습이었다.

이번 연휴가 다소 한산한 이유는 광주전남에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돼 연일 확진자가 늘고 있고, 방역지침 등에 주의를 기울여 가족단위 지역 이동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코레일은 연휴 전날인 28일부터 마지막 날인 이날까지 평시 대비 104.6%인 4천308회, 하루평균 718회 열차 운행했다. 열차 증편에도 방역지침에 따라 창 쪽 좌석만 공급 가능한 턱에 수용인원이 50%로 줄어 좌석은 거의 매진이었다.

귀경객의 얼굴엔 오랜만에 부모님을 뵀다는 기쁨과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

서울행 기차를 기다리는 김경진(30)씨는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백신을 모두 접종했지만 혹시 모를 불안감에 찾지 못했는데, 연휴 동안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부모님과 함께해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행복한 시간을 되내이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귀경객들을 떠나보내는 부모님들의 아쉬움도 느껴졌다.

정봉금(60)씨는 “광주 오미크론 확산세로 걱정이 많아 가족이 모두 배웅 나오지 못했다. 코로나로 기약없는 만남이 안타깝지만, 오랜만에 만난 딸이 너무 반갑고 항상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각 광주 종합버스터미널에서도 귀경객의 행렬이 이어졌다.

사진=김다인 수습기자

터미널은 캐리어를 끌고 가족들과 작별 인사하는 사람들, 세뱃돈을 넣기 위해 ATM 기기 앞에 줄을 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손수레 가득 특산물, 양손 가득 선물세트를 안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걸음이 분주했다.

지난해 추석에 비해 터미널을 찾는 사람들은 줄어들었지만 이동 시간이 긴 서울, 부산, 강원 등의 우등 좌석은 대부분 매진된 상태였다.

설날을 맞아 부모님을 뵙기 위해 영암에 다녀왔다는 직장인 오현미(26)씨는 “고향에 가기 전 자가 진단 검사를 하고 광주로 돌아오기 전 한번 더 검사했다”며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거제에서 왔다는 강민(41)씨는 “이번 설은 오미크론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다. 다음 명절엔 마음 편히 가족과 함께 나들이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 배웅을 위해 플랫폼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딸을 배웅하기 위해 터미널을 찾은 유진영(57)씨는 버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유씨는 “고3 딸이 인천에서 공부 중이다. 코로나가 얼른 종식돼서 편하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짧은 연휴를 뒤로한 채 다음을 기약했다.

/오복 기자·김다인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