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의 캔버스 산책]겨울은 기다림이다

2022년 02월 06일(일) 19:31

신철 作 ‘기다림’

끝날 것 같지 않은 겨울이 긴 터널 안에서 헤매고 있다. 대체 우리가 이 자연에게 얼마나 못된 짓을 한 걸까. 이렇게 혹독한 벌을 받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그렇다. 이 고통 뒤 끝에 예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벌을 달게 받을 수 있겠다. 그러나 아직 그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뭔가가 크게 잘못됐나 보다.

야트막한 앞산의 산책길에서 만난 겨울 풍경이 좋다.

사람 사는 곳으로 내려오면 그와는 반대로 웃을 일이 별로 없다. 매체에서 전하는 소식은 어둡다. 존경받아야 할 이들이 마치 아비규환으로 떼 싸움이다. 어렸을 때 습관처럼 배웠던 타인에 대한 존경과 배려는 다른 세계로 가버린 듯하다.

그래 이러는 것은 다 뜻이 있을 거야. 틀림없이 우리에게 무언가 큰 선물을 주기 위함 일거야. 그래서 이렇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는 것일 거야.

겨울이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땅속마저도 멈춰 있지 않을 거라는 믿음은 여전하다. 부디 이 크나큰 혹독함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전초전일거라고 믿는다.

그대의 겨울은 어디쯤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양평에서 화가 신철>